‘범죄도시4’ 800만 돌파, 빛과 그림자[스경X이슈]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 13일 만에 관객 80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스크린 독점이 심각하다는 영화계의 우려가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6일 오전 누적관객 800만명을 넘겼다.
이는 ‘파묘’(2024)의 800만 돌파 시점(개봉 18일째)은 물론, 시리즈 최고 흥행작인 ‘범죄도시2’(2022)의 800만 돌파 시점(개봉 18일째)을 무려 5일이나 앞당겼다.
뿐만 아니라 ‘범죄도시’ 시리즈 사상 최단 기간 800만 관객을 돌파했던 ‘범죄도시3’(2023)의 800만 관객 돌파 시점(개봉 14일째)까지 뛰어넘으며 시리즈 최단기간 흥행 기록까지 새롭게 썼다.
‘범죄도시4’ 주연 배우 마동석, 김무열, 이동휘, 이지훈, 김도건, 이주빈, 김신비, 김지훈은 감사 영상을 공개했다. 배달 앱 알림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얻게 돼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는 영화 속 장면을 패러디한 ‘범죄도시4’ 팀은 “800만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며 인사했다.
이러한 초절정의 인기 뒤에는 한편으로 그림자도 존재한다.
지난 5일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스크린 독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제작사 하하필름스의 이하영 대표는 ‘범죄도시 4’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거론하며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내버려 둬도 될 사안인가”라고 했다.
토론회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을 포함한 5개 영화단체 주최로 열렸다. 지난 1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도시 4’는 지난달 24일 개봉 직후 상영점유율이 80%를 웃돌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상영점유율은 영화관의 전체 상영 횟수에서 한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이 대표는 “이게 배급사와 제작사의 잘못인가. 극장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려고 한 결과가 아닌가”라며 “왜 영화계를 망가뜨리고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도 “독과점 문제를 논의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달라진 게 없다”며 “영화계의 합의 단위에서 극장은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또 영화관 입장권 가격 상승에 따른 손해 구조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입장권 가격은 올랐지만 극장의 경쟁으로 객단가는 오히려 떨어졌고, 제작사와 배급사가 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하 대표는 영화 ‘파묘’의 경우 객단가 하락에 따른 제작사 손실 규모를 105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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