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최저가 아니네"… 쿠팡보다 비싼제품 수두룩

생필품 30개 품목 비교해보니
안성탕면 20개묶음 45% 비싸
가전·디지털제품도 곳곳 '반전'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C-커머스(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초저가를 내세운 다양한 판촉광고로 한국 유통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해당 플랫폼에 올라온 한국 상품의 경우 실제 판매되는 가격은 최저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소비자원이 지정한 생필품 30개 품목을 대상으로 알리와 국내 이커머스 간 할인이 적용된 최종 표시 가격을 비교해보니, 적지 않은 상품들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오히려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알리는 케이베뉴(K-venue)에서 한국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는 입점·판매수수료 '0원' 정책을 내세워 국내 유수의 대형 브랜드 판매사 24곳을 모아 만든 한국 상품 전문관이다.

지난 3월부터는 '천억페스타'라는 무기한 프로모션 등 다양한 판촉 광고를 진행 중이며, 소비자들은 알리에 가면 국내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형성해 오던 터였다.

하지만 실제 가격을 보면 알리가 국내 1위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보다 더 비싼 경우가 많았다. 상품 대부분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1만3070원에 내놓은 안성탕면 20개 묶음이 알리에선 45.4% 비싼 1만9000원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켈로그 콘푸로스트(600ｇ) 3개 묶음 가격은 1만3390원, 코카콜라 오리지널 무라벨(370㎖) 24개들이 상품 가격은 2만1760원으로 쿠팡보다 각각 470원, 1800원 비쌌다.

또 큐원 하얀설탕(3㎏·4개), 백설 갈색설탕(1㎏·3개), 백설 포도씨유(900㎖·2개), 해표 식용유(1.8ℓ·2개), 해표 카놀라유·해바라기유(각 900㎖·각 3개), 해표 순창궁 재래식된장(1㎏·2개),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용(3㎏·6개) 등도 비싸게 팔렸다.

생활용품의 경우 리스테린 토탈케어 플러스(750㎖) 4개 묶음 상품이 3만6800원이었다. 쿠팡(2만5600원)보다 1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이외에 존슨즈베이비 로션 핑크(500㎖·2개), 뉴트로지나 리랙싱 바디로션(450㎖·2개), 질레트 포오미 센서티브스킨 쉐이빙폼(175ｇ·6개), 아비노 데일리 모이스처라이징 바디워시(532㎖·2개), 헤드앤숄더 애플 프레쉬 샴푸(850㎖·3개), 히말라야 핑크 솔트 담은 치약(100ｇ·6개) 등의 상품 가격 역시 더 비쌌다.

오픈마켓인 G마켓, 11번가와 비교해도 비싼 품목이 꽤 눈에 띄었다. 오픈마켓은 통상 판매자가 가격결정권을 쥔다.

입점·판매수수료가 없는 파격적인 조건에서도 알리에서 판매하는 상당수의 제품 가격이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보다 비싼 것은 결국 판매자가 가격을 그만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 대형 브랜드 판매사가 장기간 협력해온 국내 주요 이커머스와의 관계를 고려해 알리 판매가를 비교적 높게 책정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27ｍ 30롤(2팩)의 경우, G마켓은 3만1790원인데 반해 알리는 3만8900원으로 22.4%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됐다. 이외에 빙그레 맛있는 콩두유(200㎖) 24개 들이와 스팸 닭가슴살(200ｇ) 10개 들이 상품도 알리에서 더 비싸게 판매됐다.

가전·디지털 제품의 경우 삼성전자 오디세이 G7 S28BG700 4K UHD 28인치 스마트 게이밍 모니터와 LG그램 노트북 14ZD90S-GX56K는 G마켓 가격이 알리보다 각각 1만원, 10만원 저렴했다.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포털 그레이 프리미엄 블루투스 게이밍 헤드폰 역시 G마켓이 알리보다 2만6000원가량 가격이 더 쌌다.

11번가에서는 오뚜기 옛날 참기름(500㎖·2개), 몽베스트 생수(1ℓ·24페트), 농심 신라면(120ｇ·20봉), 펩시 제로(355㎖·24캔), 퍼실 유니버셜 파워젤 세탁세제(4.64ℓ), 덴마크 소화가 잘되는 우유(190㎖·24개), 라보에이치 두피강화클리닉 스케일러(208ｇ) 등의 상품이 알리보다 싸게 판매된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