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내려가는 저축은행 예금금리…시중은행보다 낮아졌다[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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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자비용·충당금 적립 증가로 9년 만에 5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아졌다.
고객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1금융권 은행보다 최소 0.5%포인트 이상 높게 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내리다 보니 시중은행과 금리 차이가 거의 나지 않거나 시중은행보다 낮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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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비용 절감 총력…“유동성 확인하며 조정”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해 이자비용·충당금 적립 증가로 9년 만에 5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아졌다.
고객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1금융권 은행보다 최소 0.5%포인트 이상 높게 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내리다 보니 시중은행과 금리 차이가 거의 나지 않거나 시중은행보다 낮아진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 자산 순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3.6%에서 3.4%로 인하했다. 파킹통장 금리 또한 3.1%에서 2.9%로 내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주요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5~3.55%으로, 이례적으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주요은행 아래로 내려갔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도 주요은행보다 금리가 최대 0.2%포인트 높은 데 그쳤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과 같이 업권 자산 순위 상위를 차지하는 OK·웰컴·페퍼·한국투자 저축은행 정기예금금리도 이날 기준(12개월 만기) 순서대로 3.70%, 3.60%, 3.65%, 3.70%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 때문에 대출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예금 이자를 계속 내어주는 것은 손해”라며 “금리를 낮출수록 총 예금잔액에 대한 평균 금리가 내려가도록 해 이자 비용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저축은행이 고객에 내어준 이자비용은 5조3508억원으로 전년(2조9177억원) 대비 83.4%(2조4331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적립비용은 2조6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확대되면서, 79개 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9년 만에 55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0.03~0.05%포인트 정도로 조금씩 내리고 있다”면서 “너무 큰 폭으로 내리면 고객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자금을 다시 조달해야 하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력 예·적금상품의 경우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편하게 이용하는 정기예금은 가산금리를 다 받아도 3% 중반 수준이 되도록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업권은 당분간 유동성 지표를 살펴보면서 정기예금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유동성 비율은 14.35%로 전년 말(13.15%) 대비 1.20%포인트 상승했다. 유동성비율 또한 192.07%로 법정비율인 100%를 한참 초과해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한창 수익을 거둬들일 때 당시 예금금리가 2.83% 수준이었다”면서 “예금금리를 무작정 내릴 수는 없지만, 유동성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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