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시진핑, 프랑스 도착… 양국 친근감 강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에 도착해 6일 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또 “양국 수교 60주년에 즈음해 다시 아름다운 프랑스 땅을 밟으니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며 “이번 기회를 빌려 나는 삼가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프랑스 정부·인민에 진심어린 인사와 축원을 전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유럽연합(EU)의 견제 속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프랑스에 공을 들여왔다는 점을 보여주듯 이날 시 주석은 이례적인 도착 연설문에서도 최대한 예의를 갖춘 셈이다.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일정은 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 주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6일 오전 엘리제궁에서 EU와 중국 간 무역 이슈 등을 두고 3자 회담을 한다. 3자 회담에서는 최근 중국과 EU 사이의 쟁점으로 떠오른 중·러 관계나 유럽 내 중국 간첩 의혹 사건 등 안보 쟁점과 전기차·태양광 패널·풍력터빈 등 산업 분야의 중국 업체 조사 같은 통상 문제가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의장대 사열, 중국국가 연주 등 공식 환영 행사가 앵발리드에서 열린다. 환영 행사 뒤 양국 정상은 엘리제궁으로 이동해 정상회담을 연다. 여기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파리 올림픽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위해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회담 결과를 공동 발표한 뒤 양국 경제인이 모인 경제 포럼장에서 폐막연설을 하고, 이후 엘리제궁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AP통신은 “미국의 핵심 외교정책 목표에 대한 유럽의 지지가 사라지고 있는 신호와, 미래 나토를 위한 미국의 지원에 대한 증가하는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을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빈 방문 이틀째인 7일 두 정상 부부는 프랑스 남부 오트 피레네로 옮겨 점심을 함께한다. 이곳은 마크롱 대통령의 외할머니가 2013년까지 살던 곳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종종 방문하는 ‘마음의 고향’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수도 베이징에서 1차 회담을, 베이징에서 약 1900㎞ 떨어진 남부 광둥성 광저우의 쑹위안에서 2차 비공식 회담을 마련한 바 있다.
그간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베이징이 아닌 지역에서 만난 사례가 국경 갈등을 풀 외교적 목표가 있었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나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 중국의 안배는 마크롱 대통령을 향한 극진한 대접으로 해석됐다.
이에 프랑스 측이 준비한 파리 바깥에서의 일정은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 초청에 대한 보답 차원이자 개인적 친밀감을 높이려는 사교 행사로 보인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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