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현했던 뜻밖의 혁신은 이것이었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5. 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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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칼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착한 기술 에이블테크(Able-tech) (글 : 김승범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ESG가 기업 경영에 뜨거운 이슈가 된 지 수년이 지났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속가능한 사회를 추구하는 기업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스타트업 신(Scene)에서도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들이 속속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 중 장애인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더 나아가 모든 사람의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기술을 구현하는 에이블테크(Able-tech) 기업들에 관하여 살펴보자.
 

에이블테크(Able-tech)란?

에이블테크(Able-tech)란 '능력'을 의미하는 'Ability'와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의 합성어로써 기존의 장애보조기술(Assistive Technology)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추가된 기술을 일컫는다.

인공지능, 모빌리티 등의 기술과 결합하여 장애인의 불편을 덜고 능력을 증대시켜 주는 기술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서는 노인, 임산부,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든 사람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이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의사소통(Communication), 이동(Mobility), 시각(Vision), 청각(Hearing), 인지(Congnition) 등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어 편의를 증진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 곁에 있는 에이블테크

자칫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에이블테크는 사실 우리 곁에 항상 함께 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에이블테크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에이블테크를 가장 앞장서 구현하고 있는 기업은 바로 글로벌 기업 애플(Apple Inc.)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인 2009년 6월, 애플은 보이스오버(Voiceover)라는 기술을 아이폰3에 탑재하여 공개한다. 보이스오버는 스마트폰의 내용을 음성으로 전환해 주는 기능으로, 스크린에 손을 가져다 대면 미세한 진동과 함께 글씨나, 기호 등을 읽어주는 기능이다. 이러한 보이스오버 기능은 시각장애인들의 삶에 혁신적인 변화를 선사하였다.

보이스오버 기능 사용 장면 (출처 : https://support.apple.com/en-us/111796)


2000년대 중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라진 것은 바로 버튼이었다. 기존에는 숫자 버튼을 촉감으로 느끼며 핸드폰을 사용했지만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에는 온통 매끄러운 화면뿐으로 전화번호를 누르는 간단한 동작마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스마트폰은 급속도로 보급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보이스오버가 등장한 이후 스마트폰은 이들에게도 더 이상 어렵지 않은, 접근가능한 기기로 재탄생하였다. 시각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상으로 뉴스 기사를 읽을 수 있게 되었으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여 친구들과 소통 또한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앱들이 보이스오버 기능을 지원하며 내비게이션, 사진, 비디오, 음악 등의 기능 또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애플은 이후 손쉬운 사용 기능이라는 이름으로 시각, 청각, 언어, 운동성 등을 증진하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삼성의 갤럭시 또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토크백(Talkback) 기능을 제공하며 소리 감지, 불빛 알림, 삼성자막(CC) 등 다양한 보조 기능을 선보였다.

이러한 에이블테크는 장애인을 돕기도 하지만 비장애인의 편의를 개선하기도 한다. 구글의 자동완성(Autocomplete) 기능은 언어 미숙자를 보조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모든 이용자들이 빠른 검색을 위하여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소리 인식(Sound Recognition) 기능은 청각장애인을 위하여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어 주는 기능이지만 이어폰을 낀 사용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한 손 작동 기능은 두 손을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지만 우산과 같은 물건을 든 사용자들에게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소리 인식 기능 (출처 : https://www.cultofmac.com/716092/enable-customize-sound-recognition-ios-14/)

기술력의 상징, 에이블테크

에이블테크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구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비장애인은 대상으로 한 기술보다 한층 정교하고 고차원의 기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2023년 6월 애플이 새로 공개한 비전 프로(Vision Pro)에는 다양한 신기술들이 선보였는데, 눈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컨트롤이 가능한 드웰 컨트롤(Dwell Control), 손과 신체 일부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컨트롤을 가능하게 하는 포인터 컨트롤(Pointer Control) 등이 그것이었다.

비전 프로는 이러한 기능 등을 활용하여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공간 컴퓨팅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기능은 결국 손쉬운 사용 기능과 같은 다양한 에이블테크를 오랜 시간에 걸쳐 개발하면서 집약한 기술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에이블테크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증진하여 개발된 기술이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다시 비장애인 사용자의 편의성을 증진하고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탄생하게 하는 것이다.

비전 프로의 포인터 컨트롤 (출처 : https://www.macrumors.com/2023/06/07/apple-vision-pro-accessibility-features/)

에이블테크로 창출하는 새로운 시장

에이블테크를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사례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캥스터즈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휠리엑스를 개발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유산소 운동이 가능한 하드웨어뿐 아니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또한 개발하여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휠리엑스를 사용한 휠체어레이싱은 2023 전국장애인 E스포츠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하였다.

캥스터즈의 휠리엑스(Wheely-X) (출처 : https://kangsters-crew.com/category/wheely-x/48/)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애이블테크 기업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닷(dot)이다. 닷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워치인 닷워치, 촉각패드인 닷패드 등을 개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닷패드는 수천 개의 핀이 움직이면서 점자, 글자, 그림 등을 나타내는 패드로 애플과 협업하여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가 제공하는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하였다. 닷은 최근에 134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하였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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