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새끼' 된 정비사업… 공사비 폭등에 수난시대
[편집자주]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리던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이 부동산 침체로 딜레마에 빠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높은 공사 이윤으로 수익성을 보장 받았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의 여파로 수주에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공사비가 상승하면 일반분양가나 조합의 추가분담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사업을 지속하는 게 이득인지 조합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 '미운 오리새끼' 된 정비사업… 공사비 폭등에 수난시대
(2) 공사비 올리면 '분담금 폭탄' 안 올리면 '공사 적자'
(3) "재개발·재건축 수익 늘리려고 공공임대 축소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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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 따르면 수주 실적을 공개한 국내 상위 건설업체 10곳의 올 1분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99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5242억원)보다 약 12% 줄었다. 2년 전(6조7786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0% 가까이 줄었다.
도급순위 상위 7개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비사업 수주가 없었다. 현대건설(1조4522억원) 포스코이앤씨(2조3321억원) SK에코플랜트(2151억원)만 수주를 따냈다.
이처럼 대형 건설업체들이 정비사업 수주를 기피하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저금리로 분양경기가 호황이던 시절에는 서울 정비사업이 노다지로 불릴 정도였다. 아파트 청약 경쟁이 과열되며 분양 성공이 보장됐고 시공사의 공사 이윤이 높아 수주 경쟁도 치열했다.
하지만 몇 년 만에 시공사들의 입찰 참여가 줄어들며 시공사 선정 유찰은 물론 기존 계약을 맺은 사업장마저 공사를 중단하거나 공사비 협상으로 난항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공사비 상승에 따라 일반분양가가 높아지면서 분양 흥행마저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 서초구 재건축 단지 신반포22차 조합과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으로 인상하는 계약에 합의했다. 이는 역대 정비사업 가운데 가장 높은 공사비로 앞서 서초구 방배삼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 공사비인 3.3㎡당 1153만원보다 150만원 가까이 비싼 금액이었다.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조합과 현대엔지니어링은 3.3㎡당 569만원에 공사계약을 체결해 7년 만에 공사비가 두 배를 뛰어넘었다. 공사비가 증액되면서 일반분양가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시공사가 조합에 제안한 일반분양가는 3.3㎡당 8500만원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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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상승이 일반분양가에 반영되고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는 미분양 리스크도 존재한다. 일반분양가가 아니면 조합원의 분담금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공사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되는 사업장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과 공사비 협상에 실패해 계약 해지에 이르렀다. 2019년 공사 가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컨소시엄이 3.3㎡당 공사비 445만원에서 672만원으로 인상, 공사기간 46개월에서 53개월로 연장을 요청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수주 자체가 부담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는 매우 보수적인 수주 전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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