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와 갈등속 ‘유럽 끌어안기’… ‘中전기차 제재’ 풀기 나서
中 국책연구원, 佛서 첫 대형 학회
“멀리 있지만 문화 비슷” 적극 구애
美의존 경계 佛 , ‘느슨한 고리’ 될수도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5일(현지 시간) 5년 만의 유럽 3개국(프랑스, 세르비아, 헝가리) 순방을 시작했다. 미국이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을 가로막은 데 이어 최근 과잉 생산을 문제 삼으며 관세 인상까지 압박하자 중국은 유럽을 적(敵)으로 돌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시 주석의 유럽 첫 순방국인 프랑스에서 6일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상 첫 대형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이를 외신기자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유럽과의 유화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미국이 유럽 국가들까지 끌어들여 서방의 대중(對中) 경제 제재망을 조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스킨십으로 이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中 “우린 멀리 있어도 비슷” 佛에 구애
3일 프랑스 좌파 운동의 아지트로 통하는 파리 ‘상호교류의 집’ 회의장. ‘중국과 프랑스 문명의 교류와 상호 풍요’ 학술회의 개막식에서 가오샹 중국사회과학원장이 양국의 친밀함을 강조했다. 중국 국책 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이 파리 도심에서 대형 학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사회과학원 측은 “양국은 민간 교류를 활성화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취지를 전했다.
이른 아침부터 8시간 넘게 진행된 학회에선 참여자가 몰려 직원들이 의자와 자료를 추가로 조달하느라 바빴다. 주최 측은 중국 전통 간식을 곁들인 다과회도 열어 프랑스 참석자들을 환대했다. 10년간 중국 특파원으로 활동한 프랑스 원로 언론인은 “양국이 정치적 제약 속에서도 이런 학회를 열어서 놀랐다”고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친밀함을 부각시켰다. 홈페이지에는 ‘두 정상의 멋진 교류 순간’이란 제목으로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부터 지난해 4월 중국 광저우 정상회담까지 두 정상의 만남을 담은 영상 화보를 올렸다. 또 시 주석이 신년사를 발표할 때 배경으로 삼는 집무실 서가에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등 프랑스 고전을 소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中, 무역 갈등에 뿔난 유럽 달래기
프랑스는 EU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편이라 시 주석으로선 마크롱 대통령의 마음을 사는 데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을 키워야 한다는 ‘전략적 자율성’을 주장하고 있어 미국의 대중 제재에서 느슨한 고리가 될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적극적 스킨십엔 프랑스 등 유럽이 한국처럼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상당하다는 현실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EU의 2위 무역 상대국이고, EU는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다. EU의 중국산 수입이 늘며 대중 무역적자는 2019년 1650억 유로(약 241조 원)에서 2023년 2910억 유로(약 425조 원)로 불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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