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전팔기 기본, 우리말 정복 1천번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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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회 방송'이라는 대기록은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말'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저력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은 다른 방송사에서 보기 힘들어요. KBS는 한국어능력시험도 주관할 정도로 우리말과 문화를 지켜나가는 최첨병, 보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말 겨루기'를 끌고 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003년 11월5일 처음 방송한 '우리말 겨루기'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40분에 방송하는 시사·교양 문제 풀이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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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심 2번… “세대초월 도전”
토종 한국인도 풀기 어려워
‘만점’ 받은 달인 단 73명 뿐
손현철 연출 “시청률 ‘쑥쑥’
아름다운 우리말 더 알릴 것”
박지원 아나운서 “배움 계속
80대도 보청기 끼고 도전”
“‘1000회 방송’이라는 대기록은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말’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저력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은 다른 방송사에서 보기 힘들어요. KBS는 한국어능력시험도 주관할 정도로 우리말과 문화를 지켜나가는 최첨병, 보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말 겨루기’를 끌고 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들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마치 ‘고시 공부를 하듯이’ 준비한다. 칠전팔기(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남)는 기본이다.
높은 관심에 2회에 걸쳐 예심을 진행할 정도로 문제 난도가 높은데, 방송에서 모든 문제를 다 맞히는 ‘달인’은 20여년 동안 단 73명만 탄생했다. 퀴즈 프로그램 중 제일 어렵다는 말이 괜한 게 아니다.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 중 하나인 아나운서를 업으로 하는 박 아나운서조차 ‘프로그램에 나온 문제 적중률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에 “나도 늘 힘들어서 (얼마를 맞췄는지) 답변을 못 할 것 같다”며 “프로그램 진행 초반 우리말과 싸우러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긴장하며 녹화를 했다”고 답했다.
박 아나운서가 진행할 때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말 겨루기’에서는 문제만 한국어로 하는 게 아니다. 진행자의 말이나 문제 지문도 전부 우리말이다. 일상생활에 녹아 있어 나도 모르게 하는 영어, 예컨대 콘퍼런스룸(회의실) 등의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
“제일 좋은 것은 책을 많이 읽게 해야 하는데, ‘TV, 책을 말하다’(2001∼2009)가 KBS에서 방송했지만 중단됐을 정도로 TV에서 책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독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기획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임꺽정’ ‘토지’ 등 대하소설 속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 문맥을 통해 문제를 푸는 방식을 추가하려고 합니다.”(손현철)
“그냥 감사하다는 말씀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말 겨루기’에 대한 애정이 진행자에 대한 애정으로까지 커져 제가 늘 기운을 많이 받습니다. 지치지 말고 계속 도전해 주세요. 저를 비롯해 제작진 모두가 지원해 드릴 테니 우리말에 대한 공부를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면 좋겠습니다.”(박지원)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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