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절반 ‘정신장애’…더 우울해진 아이들
학생 23%가 평일 저녁 ‘혼밥’
18.8%는 ‘수면 부족’ 시달려
한국의 아동·청소년 행복지수는 최근까지 하위권을 유지했다. 국제 비교 연구가 이뤄진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은 세이브더칠드런의 ‘국제 아동 삶의 질 조사’에서 35개국 중 31위였다. 같은 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중 ‘주관적 행복’은 79.5점으로 22개국 중 22위였다.
요즘 아이들의 삶은 3년 전보다 행복해졌을까. 올해 어린이날을 맞아 정부와 민간기관, 교사단체 등이 공개한 아동·청소년 관련 각종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아이들이 행복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일 공개한 ‘학교 밖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은 2명 중 1명(53.3%)꼴로 정신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한 적이 있었다. 이는 전체 청소년보다 35.3%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특히 정신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7명(71.3%)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정신장애를 겪는 학교 밖 청소년 2명 중 1명(53.9%)은 자살 시도를 했다.
정신장애 중 주요우울장애(20.9%)의 현재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 주요우울장애는 2주 이상 무기력함을 느끼면서 식욕과 체중에 변화가 생기고 불면증, 자신감 부족 등을 겪는 기분 장애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해 12월 초등 1학년~고등 2학년 1만1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 아동행복지수’를 보면, 학교 가는 날 저녁에 혼밥을 하는 학생은 응답자의 23.3%였다. 또 응답자 10명 중 6명(60.8%)은 여가 시간에 집에서 혼자 스마트폰을 본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중 18.8%는 권장시간보다 수면 시간이 부족한 ‘과소 수면’ 상태였다. 특히 고등학생의 수면 시간은 하루 평균 6시간32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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