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막판 ‘슈퍼팀’ 위용 되찾은 부산 KCC, 수원 KT 제압…프로농구 사상 최초 5위팀 챔피언 등극

박효재 기자 2024. 5. 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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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부산 KCC 주장 정창영(왼쪽)과 전창진 감독(오른쪽)이 5일 수원 KT 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챔피언결정전 5차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부산 KCC가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KCC는 5일 수원 KT 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KBL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5차전에서 88-70으로 이겼다. 4승 1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1997년 KBL이 출범한 이래 정규리그 5위가 챔피언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시즌까지 정규리그 1위 팀이 아닌 팀이 우승한 사례는 총 12번이다. 그마저도 2위 우승이 7번으로 가장 많고, 3위가 우승한 사례는 5번에 그쳤다.

3위가 챔피언에 오른 가장 최근 사례는 2020~2021시즌 당시 정규리그 3위였던 안양 KGC(현 정관장)가 리그 1위 전주 KCC를 4승 무패로 꺾은 것이다. KCC는 당시 패배의 아픔을 씻고, 하위 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드라마를 썼다. KT는 정규리그 3위였고,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는 3승 3패로 KCC에 밀리지 않았다.

선수단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KCC는 정규리그를 5위로 마감한 것이 이상할 정도로 막강한 진용을 구축해 시즌 개막 전 ‘슈퍼팀’으로 불리는 등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허웅, 라건아, 이승현 등 국가대표 진용에 자유계약(FA) 최대어로 꼽히던 최준용을 데려오고, 국대 송교창까지 전역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주축 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다쳤고 시즌 막판에야 정상 전력을 회복했다.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한 KCC 허웅. KBL 제공



이후 6강 플레이오프(PO)부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정규리그 4위 서울 SK를 3연승으로 돌려세웠고, 4강 PO에선 정규리그 선두 원주 DB까지 잡으며 돌풍을 예고했다. 경기 때마다 허웅, 라건아, 최준용 등 주축 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활약했고 결국 챔피언까지 올랐다.

KT는 정규리그 득점왕 패리스 배스와 최근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는 허훈의 활약을 앞세워 챔프전까지 올랐다. 하지만 두 선수 의존도가 너무 높고, 다른 선수들은 침묵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이날 경기도 이전 PO 경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렀다. 특히 KT는 허훈이 감기에도 링거 투혼을 발휘하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9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KCC는 PO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허웅(21점)을 비롯해 라건아(20점), 최준용(17점)까지 고른 득점포를 가동하며 압승을 거뒀다.

수원 KT 허훈. KBL 제공



1쿼터에는 허훈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허훈은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3점을 2개 꽂아 넣는 등 1쿼터에만 12점을 올리며 훨훨 날았다. 하지만 2쿼터 들어 최준용과 알리제 드숀 존슨을 투입한 KCC의 속공이 살아났고, 전반을 40-36으로 앞선 채 마쳤다.

3쿼터 KT는 지역 방어에서 강력한 일대일 대인 수비로 바꿔 KCC 속공을 막으려고 했지만, 잦은 턴오버로 추격의 발판을 만들지 못했다. 반면 KCC는 2쿼터 막판 다시 들어간 라건아와 에이스 허웅, 최준용까지 골고루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65-49로 격차를 벌렸다. 4쿼터 들어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MVP는 31표를 얻은 KCC 허웅이 가져갔다. 라건아가 27표로 2위, KT 허훈이 21표로 3위에 올랐다.

수원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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