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었지만…'물가 걱정' 얼룩진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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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바람에 야구장에 가지 못해 아쉬운 이연서(10)양의 생기를 돌게 한 건 토끼 인형이다.
연서양은 "야구장에 꼭 가고 싶었는데 비 때문에 못 갔다"면서도 "그래도 놀이기구도 타고 인형도 살 수 있어서 좋다"고 배시시 웃었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아이들은 궂은 날씨가 무색하게 활짝 웃었지만, 마음 한편을 짓누르는 고물가 부담에 온전히 함께 즐기지 못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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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맘껏 함께 웃지 못하는 부모들
"제 마음에도 비가 내린다"
"엄마, 이거는 1만 4천 원인데요?"
비가 오는 바람에 야구장에 가지 못해 아쉬운 이연서(10)양의 생기를 돌게 한 건 토끼 인형이다. 연서양은 "야구장에 꼭 가고 싶었는데 비 때문에 못 갔다"면서도 "그래도 놀이기구도 타고 인형도 살 수 있어서 좋다"고 배시시 웃었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아이들은 궂은 날씨가 무색하게 활짝 웃었지만, 마음 한편을 짓누르는 고물가 부담에 온전히 함께 즐기지 못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9살, 6살 아들들과 오랜만에 서울 송파구의 놀이공원 롯데월드를 찾은 김모(37)씨는 주먹을 쥐어 보이며 "요만한 인형이 몇 만 원이다. 큰 거는 보지도 못했다"면서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가격부터 일단 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라면 하나도 6천 원, 어묵은 하나에 4천 원"이라며 "티켓도 할인해서 5만 원을 주고 끊었는데 실내에서 안 먹을 수도 없고 어린이날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오후 2시 공주 퍼레이드에 참여하기 위해 왕관에 핑크색 드레스까지 갖춰 입은 윤모(5)양은 마냥 들떠 있었다. 어머니 이모(37)씨는 "예전보다는 조금 더 작고 현실적인 것, 실용적인 것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며 "퍼레이드에 참여시키고 사진을 많이 찍어주려 한 것도 그런 취지"라고 말했다.
아버지 윤모(39)씨도 "(물가가) 워낙 오르지 않았느냐"며 "작은 물총 하나도 만 4천 원을 받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집에서 좀 먹을 것을 챙겨 와서 다행"이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 인근 백화점 8층 유아·아동 코너에는 가정의 달 맞이 행사가 한창이었다. 매장 곳곳에서는 어린이날 기념 사은품 증정도 이뤄졌다.
첫째 아들이 한 달 전부터 '노래'를 부르던 포켓몬스터 인형을 사기 위해 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방문했다는 서모(34)씨는 어린이날 선물로만 20만 원을 썼다. 서씨는 "5살, 2살 자녀 2명이 있어서 똑같은 선물을 2개 샀다"고 말했다.
그는 "큰 아이만 있을 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샀었다. 지금은 유독 가격을 많이 보는 것 같다"며 "어버이날도 앞두고 있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며칠 사이 100만 원을 쓴 것 같다"고 했다.
8층 가방 코너에서 아기 유치원 가방을 고르고 있던 김모(38)씨도 "비눗방울 장난감과 가방을 사주려 한다"며 "물가 걱정에 맞벌이를 포기할 수가 없다. 제 마음에도 비가 내린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린이날에 비가 내리면서 도심 실내 공간 위주로 가족들이 몰렸다. 외부 행사는 취소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서울시는 가면 퍼레이드 등이 예정됐던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취소했고, '2024 봄봄 서울숲 축제'는 공연 장소를 야외무대에서 커뮤니티센터 내부로 바꿨다.
기상청은 대체공휴일인 이튿날 새벽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이날부터 6일까지 예상강수량은 수도권·강원도·충청권 20~60mm, 전라권과 경상권, 제주도 30~80mm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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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나채영 기자 na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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