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개원 53년 만에 급여 지급중단 고려”…벼랑 끝에 내몰린 대학병원들

김기환 2024. 5. 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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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병원들이 경영난 악화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병원까지 등장했다.

대학병원들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병원들은 급여 지급 중단과 희망퇴직 시행 등으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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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장기화’에 대학병원 경영난 심화

전공의 이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병원들이 경영난 악화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입원·외래 환자가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병원까지 등장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희의료원이 매일 수억 원의 적자 발생으로 다음 달부터 급여 지급 중단·희망 퇴직 시행을 고려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쉬고 있다. 연합뉴스
오주형 경희의료원장 겸 경희대학교병원장은 지난달 30일 ‘경희의료원 교직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의료 사태가 11주차로 접어들며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 면서 “의료 현장의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일 억 단위의 적자 발생으로 누적 손실 폭이 커지며 개원 53년 이래 최악의 경영난으로 의료원의 존폐 가능성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의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개인 급여를 비롯한 각종 비용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이 올해 말 막대하게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당장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했다.

경희의료원 전경. 경희의료원 제공
경희대의료원 산하에는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경희대한방병원 등 7개 병원이 있다. 특히 경희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비율이 30, 40%에 달해 전공의 이탈 후 병상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의료 수익이 반토막난 상황이다.

대학병원들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의 휴진으로 진료와 수술이 축소되면서 대학병원들은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빅5’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은 2월20일부터 3월30일까지 40일 동안에만 500억원의 넘는 손실을 봤다. 

병원들은 급여 지급 중단과 희망퇴직 시행 등으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아산병원이 이른바 ‘빅5’ 병원 중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50살 이상이면서 근속기간이 20년 이상인 일반직 직원으로 의사는 제외된다.

3월 15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서울아산병원은 일부 병동을 통합하고 간호사 등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최대 100일로 연장한 바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도 지난 3월 전체 의대 교수에게 향후 6개월 간 급여를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급여반납동의서’를 보냈다. 

비수도권 병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제주 지역의 유일한 국립대 병원인 제주대병원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6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되자, 지난달 30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경상국립대병원도 이달부터 무급 휴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동아대병원은 누적 무급 휴가자가 500명에 달한다고 한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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