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 “대통령이 빌미 제공”… ‘채상병 특검’ 표심 심상찮다

김병관 2024. 5. 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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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쓸데없는 짓을 해서 빌미를 제공했다. 마음 같아선 그냥 찬성 누르고 싶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해당 의원은 채 상병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지난 2일에는 당론에 따라 표결을 보이콧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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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에서도 특검법 공감 분위기 확산
재표결서 이탈표 18표 나오면 통과
무기명 투표… 불출석 인원도 관건
“대통령이 쓸데없는 짓을 해서 빌미를 제공했다. 마음 같아선 그냥 찬성 누르고 싶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해당 의원은 채 상병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지난 2일에는 당론에 따라 표결을 보이콧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채상병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지난 2일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통령과 여당에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주변에서 ‘채 상병 사고 수사 외압’ 의혹은 절차적으로 대통령 선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고, 탄핵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들 한다”며 “‘사고 날 때마다 사단장을 날려야 하느냐’는 대통령의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그런 의견은 공식적인 절차로 이야기했어야 했다. 대통령이 제 무덤을 판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표결에서 다시 가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당에서도 채 상병 특검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재표결 절차 특성상 지도부가 의원들을 일일이 단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의원도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에 반대하는 당의 논리가 맞느냐고 물어오는 의원들이 많다. 이상하고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의원들이 채 상병 사건에 대해 마음의 갈등이 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군인이 국가를 위해 일하다가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건”이라며 재표결 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2일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 표결을 한 김웅 의원은 재표결 때도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4·10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낙선한 범여권 의원이 55명에 달한다는 점이 변수가 되고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통과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현재 구속 수감된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295명 의원 전원이 참석할 경우 197명이 동의해야 한다. 

범야권 의석이 180석이고, 통상 국회의장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권에서 18표 이상 이탈표가 나오면 채 상병 특검법은 통과된다. 만약 범여권 낙천·낙선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률이 저조할 경우 통과 가능성은 더 커진다. 여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의 본회의 출석과 이탈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여론은 채 상병 특검에 찬성하는 입장이 압도적으로 많다. 엠브레인리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발표한 조사 결과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67%로, 반대 입장(19%)보다 세 배 넘게 높았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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