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치면 다시 더워진다는데”...‘이것’으로 만든 시원한 옷 쏟아진다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2024. 5. 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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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감 소재 매년 10% 성장
피부서 열 뺏아 시원한 느낌
아이템·디자인 더 다양해져
5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K2 매장에서 한 고객이 냉감 티셔츠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한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더위가 일찌감치 찾아온데다 올 여름 유난한 폭염이 예상되면서 패션업계에선 냉감 의류 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기능성 소재에 강점을 갖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발빠르게 냉감 의류들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야외 활동뿐 아니라 출퇴근 복장 등 일상 속에서도 입을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과 색감, 소재감을 가진 상품을 내놨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기후 변화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냉감 소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냉감 소재 시장 규모는 2020년 19억9000만 달러(2조6400억원)에서 2025년 34억4000만 달러(4조56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냉감 소재는 열전도율이 높아 피부에 닿았을 때 열을 빠르게 빼앗아 시원한 느낌을 주는 직물을 말한다. 대부분 흡수성과 통기성이 뛰어나 땀을 잘 흡수하고 또 금새 마르는 장점을 갖고 있다.

과거 조상들이 많이 썼던 린넨이나 모시, 삼베가 천연 냉감 직물에 해당한다면 최근 인기가 높은 냉감 소재는 화학 섬유다. 폴리에틸렌이나 나일론, 폴리에스터가 대표적인데, 이 중 열전도율이 가장 높은 소재는 폴리에틸렌이다. 여기에 ‘냉감’을 강조한 제품들은 기존 화학 섬유보다 2~3배 정도 더 열전도율이 높다.

K2의 냉감 의류 컬렉션 ‘코드텐(CODE10)’ 시리즈 화보
현재 글로벌 냉감 소재 시장은 쿨코어(미국), 알스트롬-뭉쇼(핀란드), 폴라텍(미국), 난야플라스틱(대만), 텍스-레이(대만), 아사히카세이(일본) 등 글로벌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엔 국내 기업도 냉감 소재 생산량을 늘리며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2017년 일찌감치 냉감 소재 시장에 진출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작년부터 냉감 폴리에틸렌 브랜드 ‘포르페(FORFE)’의 생산량을 2배 늘렸다.

휴비스는 침구류에 주로 쓰이는 냉감 폴리에틸렌 ‘듀라론-쿨(Duraron-Cool)’을 2021년에 출시한 뒤 지난해 생산능력을 3배 이상 늘렸다. 올해는 의류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국내외 냉감 소재 업체들이 생산한 원단을 활용하고 있다. 대체로 냉감 폴리에틸렌이나 냉감 나일론 소재를 쓴다. 브랜드마다 ‘초냉감’ ‘하이테크 냉감’ ‘접촉 냉감’ 등 다양한 이름을 쓰지만 사실상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냉감 의류를 선도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K2다. K2는 2022년 냉감 나일론 원사를 적용한 냉감 의류 ‘코드텐(CODE10)’을 선보인 뒤 꾸준히 상품군을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해엔 출시 1년 만에 매출이 25%나 성장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기존 주력 제품인 티셔츠군뿐만 아니라 데님, 카고팬츠 등 바지도 내놨다.

노스페이스의 ‘아이스 데이 테크 재킷’ 및 ‘아이스 데이 테크 쇼츠’를 착용한 차은우
F&F의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도 최근 ‘프레시벤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특히 반팔 티셔츠 반응이 좋은 편으로, 올해는 이른 더위에 프레시벤트 반팔 티셔츠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10% 신장했다.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냉감 의류에 자외선 차단 방수 등의 기능성을 강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대표 제품인 ‘아이스 데이 테크 재킷’은 냉감 소재를 사용한데다 발수 가공 처리를 더해 변덕스러운 날씨에 특히 활용도가 높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재킷, 아노락, 반팔티, 쇼츠, 카고팬츠 등 한층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구성해 소비자들 선택 폭을 넓혔다.

5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블랙야크 매장에서 한 고객이 여름 의류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블랙야크는 ‘아이스 레이어’ 시리즈를 내놨다. 대표 제품인 ‘아이스 우븐 라운드티’는 냉감 프린트를 사용했다. 라운드티 외에도 우븐 폴로와 우븐 아노락 등 다양한 아이템들도 함께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점 뜨거워지는 기온에 5월부터 냉감 소재의 기능성 의류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아웃도어 브랜드뿐만 아니라 일반 의류 브랜드까지 냉감 의류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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