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시흥시청 인근 주택 ‘샌드위치 패널’ 불법 증축
“‘등잔 밑이 어둡다’고 시청이 코앞인데 한 집 건너 한 집이 불법 건축물 아닙니까. 이러다가 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5일 오전 10시께 시흥시청 인근 다세대 주택가.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53)는 “시청에 일을 보러 왔다가 주변 상가주택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손사래를 쳤다.
시흥시청 인근 단독주택지구 내 상가나 다세대주택들이 대부분 무허가 건축물을 불법 증축해 사용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증축된 가설 건축물들이 대부분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져 화재 시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등 소방법 위반 소지 가능성도 있지만 행정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시흥시와 시흥소방서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시흥시청 후문 장현동 단독주택지구 200여필지 내 다세대주택이 들어 서거나 주상복합아파트,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이 성업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가나 다세대주택이 가설건축물을 불법 증축해 카센터 사무실 용도나 식당 주방 및 창고, 옥탑방 등으로 사용 중이다.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적어도 30여 가구 이상이 1층 상가 주변이나 옥상 등에 샌드위치 패널로 가설건축물을 지어 놓고 무단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건축물도 문제지만 대부분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지다 보니 불이 나면 대형화재 도화선이 될 수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불법 증축된 상가 1층 대부분이 불을 사용하는 식당가여서 화재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점이다.
한 건물주 A씨는 “여기 불법으로 짓지 않은 집이 어디 있나. 다 조금씩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거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주민 B씨는 “샌드위치 패널은 불이 나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 이래서 봐주고 저래서 봐주다가 결국 대형 사고나 터져야 정신을 차리는 게 행정이냐”고 꼬집었다.
시흥소방서 관계자는 “샌드위치 패널은 불이 나면 녹아 내리면서 불폭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험시설로 분류된다”며 “조속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정확한 현장 조사를 통해 불법 사항이 있으면 행정절차에 따라 시정명령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김형수 기자 vodo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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