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항공기로 구름씨 뿌려 산불 예방…기상청, 인공강우 실험 박차
기상청, 예방에 초점 둔 실증 연구
美 전문기업서 실험용 항공기 2대 도입
지난 2일 센터는 지상연소기를 활용해 지상에서 ‘구름씨’를 살포하는 지상연소와 드론을 활용해 살포하는 공중연소 등 두 가지의 인공강우 실험 모습을 공개했다. 구름씨가 담긴 연소탄을 장착한 드론이 상공으로 올라가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의 조종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용희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응용연구부장은 “인공강우는 구름 속에 강수 유발물질인 구름씨를 살포해 구름 입자를 인위적으로 성장 시키고 눈과 비가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기상당국이 산불·가뭄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인공강우 실험 강화에 나섰다. 인공강우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온 기상청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여러 대의 항공기를 이용한 연속 인공강우 실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수년 내에 실용화 단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달부터 세계 1위 인공강우 전문기업 WMI(Weather Modification International)로부터 임차한 인공강우 실험용 전용항공기 2대가 운용되면서 기존 기상항공기 1대, 공군수송기 1대 등 총 4대를 이용한 산불예방 중심의 인공강우 실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 3일 강릉 기상레이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인공강우 연구 정책 목표를 바꿔 산불 감소에 첫 번째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가을부터 봄까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영동지방이 메마르게 되는데, 해당 지역 등의 습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실험하고 실제 인공강우를 내리게 해 산불을 예방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철규 국립기상과학원 관측연구부장은 “(건조한 지역에) 구름이 존재할 때 사전에 구름씨를 뿌려 인공강우를 내리게 해 지상에 수분을 축적시키거나 겨울철 눈을 미리 쌓아둬 산불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인공강우는 구름 속에 요오드화은, 드라이아이스, 염화칼슘 등 ‘구름씨’ 역할을 하는 강수 유발물질을 살포해 구름 입자를 성장시켜 발생한 눈과 비를 말한다. 인공강우는 이미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이스라엘, 남아공 등 37개국 150개 이상 프로젝트가 운영될 정도로 연구가 활발한 분야다.
한국의 기상청도 현재 △지상연소기를 이용한 지상실험 △항공기를 이용한 항공실험 △드론을 이용한 공중실험을 통해 구름씨 살포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2017년 기상청이 도입한 다목적 기상항공기 ‘나라호’는 인공강우뿐 아니라 위험기상 선행관측, 환경기상 감시, 온실가스 감시 등 여러 임무를 맡아왔는데 이번에 인공강우 연구를 위한 전용항공기가 도입 되는 것이다.
항공기를 통해 연속적으로 실험하게 되면 인공강우 효과 확인율이 크게 증가하게 돼 연구가 진전될 전망이다. 이용희 부장은 “항공기 3대로 구름씨를 연속으로 뿌릴 수 있어 실험 효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라호를 도입하기 전 항공실험 횟수는 연평균 4.2회에 그쳤고 평균 증우량도 0.8mm정도였지만 항공기 1대를 도입한 이후 평균 증우량은 1.5mm로 증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인공강우로 여의도 면적(2.9㎢)에 1mm 강수를 유발할 시 담수 2900t을 생성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8t급 초대형 산불 진화 헬기 360대가 담수 투하하는 양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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