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가 수명도 좌우…노화 연관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 줄여

문세영 기자 2024. 5.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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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말단부 단백질 성분인 '텔로미어'는 인생 전반에 걸쳐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말라리아가 텔로미어 길이를 더욱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사라 A. 티쉬코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유전학·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에서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LTL)'가 특히 짧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국 유전학 저널'에 2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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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말라리아가 텔로미어 길이를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wildpixel/게티이미지뱅크 제공.

DNA 말단부 단백질 성분인 ‘텔로미어’는 인생 전반에 걸쳐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일정 수준 이하로 짧아지면 세포 노화가 진행되고 궁극적으로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된다. 말라리아가 텔로미어 길이를 더욱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사라 A. 티쉬코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유전학·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에서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LTL)’가 특히 짧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국 유전학 저널’에 2일 발표했다. 말라리아는 말리리아 원충이라는 병원체를 가진 모기에게 물렸을 때 걸리는 질환이다. 

LTL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혈통인 사람들이 보다 긴 LTL을 갖고 있다. LTL의 다양성은 주로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 가능하지만 환경적 요인의 영향도 받는다.  

연구팀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말라리아 감염과 LTL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말라리아 감염이 LTL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 중 하나라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혈구 DNA 추출을 통해 탄자니아, 보츠와나, 에티오피아, 카메룬에 거주하는 성인 1818명을 대상으로 LTL을 측정했다. 또 말라리아 풍토병 유무와 LTL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각 지역마다 LTL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보츠와나 출신의 수렵채집인들의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가 가장 길었고 카메룬 출신의 목축인들이 길이가 가장 짧았다. 이는 유전적 요인이 LTL 차이를 일으킨다는 근거다. 

말라리아가 풍토병인지의 유무도 LTL과 상관관계를 보였다.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에 사는 토착인일수록 LTL이 짧았다. 연구팀은 “말라리아는 LTL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라며 “말라리아로 인한 혈구의 대량 파괴와 손상된 혈구를 복구하기 위한 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LTL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말라리아가 풍토병인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 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LTL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종단연구를 추가적으로 시행하면 말라리아가 LTL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다 확실한 근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의 연구는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LTL을 특성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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