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밥, 된찌 뫄이쪄"…번역기가 필요한 먹방 언어

김광태 2024. 5. 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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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방송, 이른바 '먹방'이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

이제는 일반적인 방송 형태가 됐고, 게임이 더해진 먹방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먹방들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는 품위가 떨어지거나 어문 규정에 어긋나는 사례가 꽤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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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 먹는 방송의 한 장면.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비닐 옷을 덧입은 출연자에게) 포장육이야 뭐야~"(모 방송 먹방 자막중)

먹는 방송, 이른바 '먹방'이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 이제는 일반적인 방송 형태가 됐고, 게임이 더해진 먹방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먹고 즐기는 것을 보는 편안함 때문일까. 먹방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막말과 신조어가 넘쳐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먹방들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는 품위가 떨어지거나 어문 규정에 어긋나는 사례가 꽤 많은 편이다.

언어특위는 지난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SBS TV '덩치 서바이벌-먹찌빠', tvN '줄 서는 식당2', E채널 '토요일은 밥이 좋아' 세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 품위를 저해하는 표현', '어문 규정에 어긋나는 표현', '소통을 저해할 수 있는 표현', '긍정적인 자막 활용'으로 나눠 조사했다.

조사 결과 총 976건의 부적합한 항목이 발견됐다고 언어특위는 밝혔다.

품위를 저해하는 표현 중에서는 음식을 먹었음을 "때려넣다", 입맛이 돌아 음식을 많이 먹게 된 상황을 "입이 터지다"와 같이 표현한 경우가 꼽혔다.

예의에 어긋나는 표현으로는 먹방에 주로 음식을 좋아하거나 먹는 양이 많은 사람이 다수 출연하다 보니 '뚱땡이', '산적', '덩치' 같은 표현을 고정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지적됐다.

소통을 저해할 수 있는 지나치거나 불필요한 외국어, 신조어도 다수 지적됐다.

별다른 설명 없이 성게를 '우니', 사치스러울 정도로 해산물을 올린 덮밥을 '제이타쿠동'이라고 하는 식이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유혹하고자 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플러팅'(flirting)이나 가벼운 잡담을 뜻하는 '스몰 토크'(small talk), 이미 헤어진 과거의 연인이나 부부를 뜻하는 '엑스'(ex, X) 등도 별다른 우리말 해석 없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 밖에도 '치밥'(치킨과 밥), '된찌'(된장찌개), '먹팁'(맛있게 먹는 팁'), '먹조합'(맛있게 먹는 조합), '먹전투'(전투하듯이 열심히 먹는 것), '국룰'(상식), '눈바디'(신체 상태를 눈으로 짐작함) 등 외래어·신조어 등이 여과 없이 쓰였다.

"들어간닭", "뫄이쪄"(맛있어)처럼 어문 규정에 어긋나는 표현도 다수였다.

언어특위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방송은 외국어나 신조어를 사용하는 경우 국어 순화 차원에서 신중해야 하는데, 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시청자에게 이는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막에서 압도적인 오류가 많은데, 특히 먹방의 경우 출연자가 음식을 먹느라 발화하지 못하는 공백을 자막으로 채우려는 특징이 있었다. 그래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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