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오세요”…'오버투어리즘 몸살' 관광도시의 선택은? [이슈 플러스]
코로나 팬데믹 종료와 함께 전 세계인들이 밝은 햇살을 찾아 쏟아져나오며 ‘오버투어리즘’ 논란이 확산한 지 상당 시간이 지났지만 세계적 관광지들은 여전히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즐겁지 않은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급기야 관광세 도입을 결정한 도시도 속출하는 중이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하와이는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25달러(약 3만4000원)의 관광세 징수를 검토 중이다. 이미 하와이는 호텔 체크인시 10.25%의 숙박세를 부과하고 있었는데 관광객들에게 추가적인 페널티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자연환경 파괴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중적인 관광지가 아닌 소수만 알고 있던 명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 속 급속히 알려지며 훼손되고 있다.
하와이주의 관광세 도입 추진도 이런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지난 2월 조시 그린 화와이 주지사도 추진 사실을 발표하며 이 제도가 “관광객에게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책임을 일부 부여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분명히 했다.
관광세 등 간접적 방식이 아닌 직접적 인원 제한에 들어간 유명 여행지도 속속 나오는 중이다. 그리스 아테네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대표적 관광지인 아크로폴리스의 방문자 숫자를 일일 최대 2만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관광객 폭증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는 현지주민들의 시위도 지속적으로 늘어고 있어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제한 조치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아예 조금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는 도시도 있다. 네덜란드 수도인 암스테르담이 대표적. 암스테르담시는 지난달 17일 더 이상 신규 호텔을 짓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에 나섰다. 관광객의 연간 호텔 숙박 횟수를 2000만 건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놨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신규 호텔은 다른 호텔이 문을 닫는 경우에 한해서만 허가된다.
‘운하의 도시’로 유명한 암스테르담은 도시로 들어오는 유람선 수도 지난해 2300척에서 2028년까지 절반 수준인 1150척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 조치로 관광객 27만 명이 감소해 연간 7350만 유로(약 1000억원)의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이를 감수하기로 했다. 시 당국은 “도시를 주민과 방문객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유지하고자 한다”며 이번 조치들이 더 나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관리’ 차원임을 분명히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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