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직접 가입하면 30% 싼데”… 소비자 외면 받는 통신사 다이렉트 요금제

윤진우 기자 2024. 5.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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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직접 가입하면 30% 저렴
사실상 ‘자급제+알뜰폰’과 같은 방식
선택약정 25%와 비교해도 5% 이상 절약
‘통신요금 복잡하고 어렵다’ 인식은 걸림돌
LG유플러스가 지난 3월 출시한 3만원대 5G 요금제. 기본 요금제와 다이렉트 요금제를 비교하면 비슷한 용량 기준으로 다이렉트 요금제가 30% 저렴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LG유플러스 제공

40대 노문경씨는 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갈아타면서 ‘5G 다이렉트 34′에 직접 가입했다. 그동안은 휴대폰 대리점이나 ARS 상담원을 통해 통신요금을 선택했는데, 온라인에서 직접 가입하는 다이렉트 요금제가 30%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노씨는 “과거 월 4만7000원짜리 요금제(5G 슬림플러스)를 썼는데 다이렉트로 하면 같은 데이터 제공량을 월 3만4000원(5G 다이렉트 34)에 쓸 수 있다”고 했다.

통신 3사가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온라인에서 직접 가입할 수 있는 ‘다이렉트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요금 가입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대다수 가입자들이 휴대폰 대리점을 찾는 이유다. 통신사들은 다이렉트 가입율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는 1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요금의 25%를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과 비교해도 다이렉트 요금제가 5% 이상 저렴하다. 여기에 약정도 없어 언제든지 통신사를 갈아탈 수 있다. 다이렉트 요금제에 대해 정리해봤다.

◇ 자급제+알뜰폰과 같은 방식, 공시지원금 없는 대신 30% 저렴

다이렉트 요금제는 소비자가 직접 통신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통신요금을 비교 분석해 가입하는 상품을 말한다. 휴대폰 대리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중간 마진을 줄여 더 저렴한 가격으로 요금제를 판매할 수 있다고 통신사는 설명한다.

통신 3사 다이렉트 요금제를 쓰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자급제폰(가전매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통신 개통이 안 된 휴대폰)을 구입해 직접 홈페이지에서 요금제만 가입하거나, 통신 3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다이렉트샵’에서 휴대폰을 구입해 다이렉트 요금제까지 함께 가입하는 식이다. 단말기 할인을 제공하는 통신사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고 자급제폰으로 통신요금만 가입한다는 점에서 ‘자급제+알뜰폰’ 조합과 동일하다.

다이렉트 요금제는 휴대폰 할인에 해당하는 공시지원금은 받을 수 없다. 다만 통신요금 자체가 기존 요금제 대비 30% 저렴하다. SK텔레콤의 ‘다이렉트 5G 27′은 월 2만7000원에 데이터 6기가바이트(GB)를 쓸 수 있다. 이는 비슷한 데이터 용량(5GB)을 주는 ‘5G 미니(월 3만7000원)’ 요금제 대비 30% 저렴하다. KT의 ‘요고32(10GB)’ 요금제도 비슷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슬림 10GB(5만원)’ 요금제보다 36% 저렴한 3만2000원이다.

◇ 다이렉트 가입하려면 ‘평균 데이터 사용량’ 등 미리 알아야

다이렉트 요금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평균적으로 쓰는 데이터 사용량과 통화량 등을 알아야 한다. 통신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내 정보’에 들어가면 최근 3~6개월간 사용한 패턴을 볼 수 있다. 홈페이지 접속이 어렵다면 고객센터로 전화하면 된다. 가령 매월 5GB 정도의 데이터를 쓰고 있다면 그보다 20% 많은 6GB 요금제를 쓰는 게 안전하다. 언제든지 추가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초이스 내 내게 맞는 요금제 찾기 서비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제공

요금제를 직접 선택하는 게 어렵다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운영하는 통신요금 종합정보 제공 포털 ‘스마트초이스’를 활용하면 쉽다. 스마트초이스 내 ‘내게 맞는 요금제 찾기’에서 접속해 5G/LTE, 나이, 성별, 음성 등을 넣으면 나에게 맞는 요금제(다이렉트 요금제 포함)를 추천한다. 해당 요금제를 썼을 때 매월 납부하는 요금을 알고 싶으면 ‘월 납부액 계산기’를 이용하면 된다.

LG유플러스 사용자라면 5G 온라인 선불 요금제 플랫폼 ‘너겟’을 활용해도 좋다. 너겟은 1GB부터 무제한까지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사용자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요금제 설계 플랫폼이다. 속도제한 옵션(QoS)도 선택할 수 있어 원하는 데이터 제공량, 속도, 납부 금액 등을 설계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KT는 다이렉트 요금제에 대해서는 이런 서비스를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

◇ 선택약정 비교해도 5% 이상 저렴, 언제든 갈아타는 ‘무약정’ 최대 장점

다이렉트 요금제는 공시지원금이 없는 만큼 통신요금의 25%를 깎아주는 선택약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선택약정이 12개월, 24개월 약정에 대한 혜택으로 요금을 할인해 준다면 다이렉트 요금제는 약정 없이 요금제를 선제적으로 30%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차이가 있다.

다이렉트 요금제의 장점은 약정 기간이 없는 ‘무약정’이다. 의무 사용기간이 없는 만큼 위약금도 없다. 원하는 요금제를 30% 저렴하게 원하는 만큼 쓰고, 언제든지 다른 요금제 또는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면 된다. 그동안 단점으로 꼽혔던 다이렉트 요금제의 결합할인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이렉트 요금제 사용자끼리 묶는 걸 넘어 TV, 인터넷 상품과도 결합할 수 있다. 적게는 월 2000~3000원에서 많게는 1만5000원~2만원까지 결합 할인이 가능하다.

시민단체는 다이렉트 요금제가 기존 요금제 대비 30%, 선택약정 대비 5% 이상 저렴한 만큼 통신사가 다이렉트 요금제 판매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통신 요금제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인식이 많아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라며 “쉽고 간편하게 다이렉트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통신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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