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도 수술을 한다? 수의사가 양봉장 찾아다니는 이유

CBS 오뜨밀 2024. 5. 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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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전문 수의사, 작년까지 국내 2명 뿐
교육과정 거의 없어, 양봉장 다니며 배워
환경변화에 민감한 양봉업, 새 질병 출현
이상기후로 전세계에 '벌집붕괴' 현상도
'식물 중매쟁이' 꿀벌, 사라지면 식량위기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서연미 아나운서
■ 대담 : 허주행 수의사

◇ 서연미> 10년 차쯤 되면 남한테 할 말이 생긴다. 한 자리에서 10년 이상 밥 벌어 먹고사는 갖가지 생활 속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보는 시간. <10년 차>! 오늘 10년차에서는 대체 불가한 분을 모셨습니다. 대한민국에 오직 딱 2명만 가지고 있는 직업이죠. 꿀벌의 질병을 진료하며 꿀벌 건강을 책임지는 꿀벌 명의 수의사 허주행 님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허주행> 안녕하세요.

◇ 서연미> 혹시 꿀벌도 수술이 가능합니까?

◆ 허주행> 죽어 있는 꿀벌을 살리거나 사람이라고 치면 중증의 혼수 상태에 있는 꿀벌들을 살리는 수술은 없어요. 그런데 또 수술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여왕벌이 우수한 애들을 낳는다든지 품종 개량을 위해서 여왕벌을 마취시킨 다음에 인공 수정을 해줄 수가 있어요.

◇ 서연미> 벌들도 인공 수정을 할 수 있나요?

◆ 허주행> 네. 인공 수정을 해서 우수한 종자를 선별해서 수벌을 골라서 여왕벌에게 인공적으로 수정시키는 건 가능합니다.

◇ 서연미> 어떻게 마취해요?

◆ 허주행> 여왕벌한테 이산화탄소를 계속적으로 쏴주면 여왕벌이 마취가 돼요.


◇ 서연미> 신기하네요. 혹시 이 인공수정은 수의사 자격증 없어도 할 수 있나요?

◆ 허주행> 가능합니다. 곤충을 전공하신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들이 하고 계시죠.

◇ 서연미> 그런데 사실 꿀벌은 수많은 곤충 종류 중에 하나여서 공부하실 때 구체적으로 배웠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 허주행> 아예 배우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학교를 다니면서 꿀벌의 질병 중에서 몇 가지 질병은 나라에서 지정하는 법정 전염병이다 해서 꿀벌이라는 애들도 질병이 있고 몇 가지 질병은 나라에서 관리하는구나 이 정도만 인지된 상태지 꿀벌이 정확하게 어떻게 살고 어떤 질병이 있고 이런 건 하나도 배우지 않았죠.

◇ 서연미> 곤충에 대해서는 아예 안 배워요? 그럼 동물만?

◆ 허주행> 네. 수의과대학에서 꿀벌이라는 게 날아다니는 곤충으로 돼 있는데, 또 법적으로는 벌꿀도 만들고 양봉 산물을 만드니까 가축으로 돼 있어요. 그러니까 곤충이지만 법적으로는 가축 또는 동물의 영역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원래는 수의사가 다루는 게 맞습니다. 수의사가 다루기 위해서 필요한 교육들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요. 그에 반해서 이제 유럽이라든지 외국에서는 수의사분들한테 그런 교육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 서연미>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공부하실 때는 어떻게 하나요?

◆ 허주행> 학교에서는 솔직히 못했고요. 제가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해서 시작을 했을 때 그때부터 공부하고 계속 배워나가면서 지금도 공부하고 있어요. 제가 이쪽 업계에 들어오기 전에 선생님 한 분만 있으셨어요. 그런데 한 분의 선생님이 전국에 있는 모든 꿀벌을 컨트롤하기에는 쉽지 않잖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래도 수의대 다니는 학생들은 보통 강아지나 고양이, 소나 돼지, 우리가 생각하는 동물들 위주로만 진로를 생각하다가 꿀벌은 생소하니까 아무래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진입이 조금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 서연미> 많고 많은 동물 중에 꿀벌을 치료하는 의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는 어떻게 될까요?

◆ 허주행> 사실은 저도 꿀벌을 해보려고 수의사가 된 건 아니고요. 졸업할 때가 다가오니까  동물병원을 가든지 아니면 취업을 하든지 진로를 정해야 되는데 저는 회사 생활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보통 수의사들이 회사 생활을 한다 그러면 보통 많이 생각하시는 게 공무원이라든지 일반 제약회사, 연구직 공무원, 이쪽들을 많이 생각하시는데 그때 꿀벌을 진료할 수의사들이 없다 보니까 업계 쪽에서 수의대 쪽으로 졸업생들한테 취업 홍보를 해달라 이런 것들이 전국에 많이 나갔었죠. 듣다 보니까 '나도 한번 이거를 한번 해볼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한 1년만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딴 걸 하자 해서 시작한 게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 서연미> 그러면 지금 회사 생활하고 계신 거예요?

◆ 허주행> 네. 저는 회사 소속으로 있습니다. 근무는 주 5일제고요. 그런데 주말에도 가끔 나갈 때도 있고요. 왜냐하면 양봉장 현장에 너무 급박한 상황도 있고 주말에는 주로 공부를 하는데 시간 많이 보내고요.


◇ 서연미> 그런데 꿀벌 같은 경우에는 "아프면 와라"가 안 되잖아요.

◆ 허주행> 그렇죠. 꿀벌들이 스스로 아프다고 말을 할 수가 없으니까. 농장 주인 분들께서 꿀벌을 보고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판단하시면 저희한테 요청을 주세요. 그러면 일정을 잡고 양봉장 현장에 가서 도대체 어떻게 벌들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고 거기에 맞게끔 조치를 취해드리고 있습니다.

◇ 서연미> 양봉하시는 분들은 오랫동안 꿀벌들을 보시잖아요. 그분들이 할 수 있는 것과 수의사가 할 수 있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허주행> 약간 어려운 질문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양봉을 하시는 분들은 연령대가 높으세요. 은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보통 한 30년~40년, 많게는 50년 이상 꿀벌을 키우신 분들이어서 본인들이 꿀벌을 키우는 거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있으세요. 그런 분들께서 저희의 도움을 청한다는 건 본인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했던 경험적인 측면에 기반한 사육 방식이 뭔가 안 맞는다는 거거든요. 꿀벌을 사육하는 기술은 양봉장 주인 분들이 많지만, 전문적인 지식 약간 질병이라든지 또 주변 환경에 대한 디테일한 것들을 알려드리고  환경과 결부시켜서 양봉장 주인 분들과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있죠.

◇ 서연미> 그런데 선생님도 가셔서 양봉업자분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으시나요?

◆ 허주행> 그럼요. 무조건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저는 양봉장을 많이 가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꿀벌에 무슨 질병이 있다 이렇게만 알고 가는 게 아니라 꿀벌을 어떻게 키우는지 꿀벌의 습성이 어떻게 되는지는 책으로 배우는 건 한계가 있잖아요. 현장에 가서 양봉하시는 선생님들한테 혼도 좀 많이 나고 그다음에 '너 왜 이렇게 못하냐' 지적 받고.

벌들이 종류가 있어요. 여왕벌도 있고 일벌도 있고 수벌이 있는데 정말 창피한 얘기인데 사람들이 벌을 무서워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벌침을 쏴서 무서워하잖아요. 당연히 저도 무섭죠. 처음에 양봉장에 갔을 때 농가분이 저를 약 올리려고 벌을 한 마리 잡아가지고 제 얼굴에 싹 이렇게 대는 거예요. 무섭잖아요. 그런데 농가분이 웃으면서 수벌을 댄 거예요. 그런데 수벌은 침이 없거든요. 수컷 벌인 수벌은 벌침이 없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고 와서 한다고 하니까 농가 분들이 짓궂게 하는데

◇ 서연미> 혼날 만했네요. 수의사인데 가서 수컷인지 암컷인지도 모르고

◆ 허주행> 수컷인지 암컷인지 아는데 이분이 딱 잡아서 침을 이렇게 딱 했을 때 원래는 겁을 내면 안 돼요. 원래는 벌을 소중하게 다루고 벌을 치료하러 가면 벌침을 무서워하면 안 되는데 맨 처음 갔거나 그 시절에는 너무 무서우니까 겁먹는 모습이 벌을 사육하는 농가 분들 입장에서는 '얘는 진짜 초보인가 보다. 진짜 아무 것도 모르나 보다.' 그래서 많이 혼도 나고 꿀밤도 맞고 많이 배웠죠.

◇ 서연미> 세상에 맞기도 하셨어요?

◆ 허주행> 장난식으로 꿀밤도 맞고요. 왜냐하면 아버님뻘 분들이 많으니까 처음에는 좀 반신반의하세요. "젊은 친구가 와서 뭘 할 수 있겠느냐" 그렇게 말씀하시다가도 나중에 가면 연락도 많이 하고 현장에 가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드려서 꿀벌들이 건강해지는 것을 본인들이 직접 느끼시면 고맙다고 전화도 오시고 운 좋으면 꿀도 한 병 받고요.

◇ 서연미> 시중 꿀이랑 다릅니까?

◆ 허주행> 진짜 보증되는 꿀이죠. 왜냐하면 꿀을 생산한 벌을 제가 치료했기 때문에 믿음이 가고요. 너무 좋죠.

◇ 서연미> 시중에 나오는 다른 꿀들이랑 뭐가 달라요?

◆ 허주행> 벌꿀이 주변에 어떤 꽃이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요. 예를 들어서 아카시아 꿀 들어보셨잖아요. 그러면 아카시아 꽃에서 들어온 꿀을 말하고 밤나무 꿀, 헛개나무 꿀이다 그러면 거기에 맞게끔 들어오는데요. 농가 분들이 어떤 꿀을 생산하는지 제가 직접 보니까 꿀이 섞여 있는 꿀인지 아니면 순수한 꿀인지 제가 알 수 있죠.

◇ 서연미> 지금부터는 벌꿀이 아플 때 어떻게 치료하는지 여쭤보고 싶은데 양봉업계에서 굉장히 오래 근무하시던 분들이 내가 하던 게 안 먹히네 해서 부를 때는 뭔가 예전과 양상이 달라졌다라고 느끼셨기 때문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요즘 벌꿀의 아픈 증세가 옛날이랑 좀 다른가요?

◆ 허주행> 많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꿀벌을 사육하는 농장주 분들께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똑같은 루틴으로 벌을 키우신 거예요. 이때쯤 뭘 하고 먹이를 어떻게 하고 그런데 본인들이 했던 것들이 달라지는 거죠. 이제 날씨도 많이 변했죠. 그다음에 주변에 농약도 많이 치고 있죠. 그다음에 주변 환경적인 요인도 있고 그리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꿀벌 사육 밀도가 1위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인구 밀도 높다고 표현하잖아요.

◇ 서연미> 땅도 좁고

◆ 허주행> 꿀벌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 좁은 땅에 양봉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까 꿀벌 밀도가 전 세계 1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20~30년 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다른 양봉장이랑 꿀벌에서 질병들이 많이 전파가 되는 상황들이 역으로 발생하게 되거든요. 옛날에는 없었던  바이러스 질병이나 곰팡이 등 새로운 질병들 뭔지 모르는 병들이 외국에서 유입도 많이 됐고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까 그분들이 하셨던 것과 현재 양상들이 많이 달라서 저희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고 계세요.

◇ 서연미> 요즘 가장 꿀벌들이 아파하는 질병은 뭐예요?

◆ 허주행> 지금은 바이러스 질병하고요. 그다음에 꿀벌의 몸에 붙어서 기생하고 있는 기생충이 있어요. 응애라고 표현하죠. 진드기 혹은 응애라고 표현하는데 그게 문제예요.

◇ 서연미> **님께서 "꿀벌 수의사에게 말벌이란?"이라고 보내주셨거든요.

◆ 허주행> 저희 입장에서는 무섭지만 보이면 무조건 잡아야 되는 존재

◇ 서연미> 그럼 말벌은 잡아서 죽여야 돼요?

◆ 허주행> 네. 말벌한테는 잔인한 얘기지만 양봉장에 꿀벌들을 사냥하러 온 말벌들, 양봉 농가 분들이랑 꿀벌한테 피해를 미치는 말벌은 아무래도 잡아서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서연미> 바이러스 질병이나 기생충 혹은 말벌에 의해서 꿀벌들이 많이 아프거나 죽는 상황이라고 들었는데 기후 얘기 안 해볼 수가 없어요.


◆ 허주행> 결국에는 이상 기후 문제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최근에 언론이나 뉴스에서 우리나라 꿀벌의 반 이상이 사라졌다는 얘기들 많이 나갔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이라든지 유럽 이런 데서도 CCD 현상이라고 해서 벌집 붕괴 현상이에요. 2006년에 미국을 시작해서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고 우리나라에 가시적으로 벌들이 사라졌다라고 보이기 시작한 게 3년 됐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들도 분석하고 있긴 한데 아무래도 이상 기후가 오다 보니까 당장 요즘도 여름 같은 봄이 지속되고 있고요. 5월 달에도 비가 많이 온다든지 우리나라의 온대 기후가 어느 순간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는 것들이 꿀벌한테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자연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주는 거죠.

예를 들어서 박멸해야 할 해충들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해충들을 잡으려고 원래는 한 6월이나 7월 달에 농약을 뿌렸으면 됐는데 이상 기후가 오다 보니까 해충들이 출현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농약을 쓰는 시기도 틀어져버리는 거죠. 해충을 잡아야 되는데 꿀벌한테도 영향을 줄 수 있고요. 우리나라에서 서식하고 있는 나무들이 환경이 변하다 보니까 기존의 침엽수에서 활엽수가 많이 보이는 것도 있고요.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꿀벌에 건강한 서식지가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 서연미> 기후위기 문제도 있지만 사람의 책임도 있을 수 있겠네요.

◆ 허주행> 큰 부분에서는 이상 기후를 만든 게 결국에는 저희 사람이잖아요. 양봉 측면에서 봤을 때는 꿀벌을 건강하게 사육하려고 농가 분들께서 꿀벌의 방제 약품을 과하게 쓴 것도 어느 정도 인재라고 볼 수 있어요.

◇ 서연미> 내성 같은 게 생긴 건가요?

◆ 허주행> 그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해충인) 응애를 잡으려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사용했던 약들이 무분별한 사용이라든지 대체 약품 개발이 안 되었기 때문에 내성이 많이 들어서 오히려 진드기 응애를 잡으려고 쓰는 약이 효과가 없고, 약들이 또 꿀벌한테도 영향을 주거든요. 그게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요.

◇ 서연미> 꿀벌이 멸종되면 세상이 멸망할 수 있다, 이거 맞는 가설인가요?

◆ 허주행>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가 멸망한다는 말을 했다고 알려져있는데 아인슈타인은 아닙니다. 다른 분이 말씀하셨고, 그 말의 뜻은 꿀벌이라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우리가 달콤하게 먹는 벌꿀이나 아니면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같은 양봉 산물만을 생각하잖아요. 물론 꿀벌들이 양봉 산물을 생산하는 것도 맞지만 더 큰 공익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농작물, 열매를 맺게 해주는 화분맥에 작용을 해요. 즉 수분 작용을 한다는 거죠. 수술과 암술이 만나게 해주는

◇ 서연미> 가교의 역할을 해주는 거군요.

◆ 허주행> 맞습니다. 꿀벌의 활동에 의존하고 있는 예를 들면 시설 재배 작물 중에서 수박이나 딸기, 참외, 메론, 이런 것들이 꿀벌이 사라지면 열매가 잘 안 맺고요. 생명 생태계 다양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비닐하우스나 이런 데서 집약적으로 키우시는 시설 재배 작물 같은 경우는 꿀벌에 많이 의존을 하고 있어서 꿀벌이 많이 사라지면 결국에는 우리 사람들이 먹고 있는 식량에 문제가 생기고 자연 생태계 보존에 문제가 생기니까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 서연미> 벌꿀 얘기하셨는데 꿀이나 여왕벌이 먹어야 되는 로열젤리를 사람들이 되게 좋아하잖아요. 로열젤리 비싸게 사서 먹는데 혹시 그게 꿀벌들을 괴롭히는 일일까요?

◆ 허주행> 솔직히 생각하면 사람들이 꿀벌 먹이를 갖고 가는 거죠. 왜냐하면 벌꿀 같은 경우도 꿀벌들이 우리 주인님 벌꿀을 주려고 모은 건 아니잖아요. 본인들이 살려고 모은 거를 저희가 가져가는 거죠. 그런데 로열젤리 같은 경우에는 꿀벌들이 여왕벌의 먹이로 주잖아요. 사육하는 분들이 로열젤리를 채취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여왕벌 집을 여러 개를 만들어서 일벌들이 여왕벌 먹이를 줘야 되겠다 해서 로열젤리를 가득 채우거든요. 여왕벌로 양성시킬 게 아니니까 거기서만 로열젤리를 채취하고 있는 거죠.

◇ 서연미> 그렇군요. 소위 봉침이라고 하잖아요. 치료 목적으로 받으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효과가 좀 있나요?


◆ 허주행> 봉침이라고 하는 게 벌침인데요. 봉침 같은 경우에는 항염증 작용도 있고 그다음에 여러 가지 효과들이 있다는 게 연구가 돼 있기 때문에 특히나 어르신 분들 오십견이라고 하죠. 관절 쪽이 좀 안 좋거나 류마티스 관절염 있으신 분들은 일부러 봉침을 맞기도 하는 분들이 있어요. 지속적으로 연구가 계속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서연미> 꿀벌이 많이 사라지면 사실상 나의 수입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고민 되진 않으세요?

◆ 허주행> 수입도 수입이지만 꿀벌이 사라지면 제 환자가 줄어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환자가 줄어드는 게 오히려 좋은 일이긴 해요. 아픈 꿀벌이 없어야 되니까. 그런데 꿀벌 자체가 많이 사라지는 건 저도 문제지만 자연 생태계에도 좀 문제가 되죠.

◇ 서연미> 끝으로 <10년 차> 출연자들께 저희가 꼭 드리는 질문이 있어요. 다시 태어나도 꿀벌 전문 수의사 하실 건가요?

◆ 허주행> 할 것 같습니다. 꿀벌 수의사가 된지 지금 8년 차인데 하면 할수록 어렵고요. 하면 할수록 배워야 될 것들이 많고 그리고 많지 않은 수의사가 지금 하고 있다 보니까 사명감도 많이 생겼거든요. 지금 상태라면 다시 태어나도 꿀벌 수의사를 좀 하고 싶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 서연미> 지금 전국에 두 분 계시는 거 아니에요?

◆ 허주행> 그건 작년까지 얘기고요. 최근에 꿀벌 쪽에 관심도 좀 많이 생겼고 또 많은 수의사분들이 지금 배우고 계세요. 세 번째, 네 번째 수의사분들도 생기고 있고요. 아무래도 한두 명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고요. 많은 선생님들이 합류해서 해 주시면 더 좋기 때문에 같이 공부해나가고 있습니다.

◇ 서연미> 네. 여기까지, 전국 방방곡곡 다니면서 꿀벌의 건강을 위해 힘쓰시는 허주행 수의사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허주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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