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짖지 마!" 소용없어요…반려견 훈련에 가장 좋은 방법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5. 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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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삐뽀삐뽀] (글 : 김나연 수의사)


이번 칼럼에서는 개가 심하게 짖지 않도록 훈련과 교육을 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먼저 짖기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기에 앞서서, 개를 교육시키기 위해 지향해야 할 일반적인 훈련 방향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훈육의 유형은 크게 긍정강화 / 긍정처벌 / 부정강화 / 부정처벌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좋다'는 의미의 '긍정'과 '나쁘다'는 의미의 '부정'이라기보다는 훈육을 위한 더하기(긍정)/없애기(부정)로 구별하면 보다 이해가 쉽습니다. 강화는 원하는 행동을 더 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며, 처벌은 원치 않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따라서 긍정강화는 액션을 취해서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훈련 방식으로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 간식을 급여하거나 원하는 장난감을 주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훈련할 때 너무 큰 간식을 주면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 번 훈련하고 먹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좋아하는 간식을 잘게 잘라서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 즉각 주는 것이 제일 효율적입니다. 훈련의 마지막 무렵이거나 어려운 과제를 수행했을 때 잭팟처럼 큰 간식을 주는 것은 성취감을 줄 수 있으므로 작은 간식을 주로 주고 큰 간식은 간간이 당근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부정강화는 무언가를 없애서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주로 싫어하는 것을 제거하는 식으로 이뤄지므로 적용 가능한 상황이 많지 않아서 잘 활용되기 어려운 편입니다. 예를 들어 울타리를 싫어하는 개라면 배변을 견주가 원하는 곳에 했을 때 울타리를 즉각 치워주는 방법이 이에 해당합니다.

긍정처벌은 우발적으로 하게 되기 쉬운 형태의 훈련 방식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견주와 개의 관계에 균열을 야기할 수 있어 문제 행동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방식입니다. 긍정 처벌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형태의 처벌들이 해당됩니다. 행동을 취해서 원치 않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개가 짖을 때 신문지를 말아서 코를 때린다든지 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합니다. 행동이 일어난 즉시 수행되지 않으면 의미에 혼동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견주가 직장에 나간 사이에 소변 실수를 했는데 이를 나중에 발견하고 언성을 높인다면 개는 혼란스럽거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정처벌은 좋아하는 것을 없애서 원치 않는 행동을 자제시키는 유형입니다. 반려견들은 주인의 반응과 관심을 보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개가 원치 않는 행동을 했을 때 그 자리를 뜨는 것은 꽤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개가 장난스럽게 보호자의 손을 살살 깨무는 경우 반응을 일절 하지 마시고 그 자리를 떠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그런 행동을 하면 견주와 함께 놀 수 없다는 것을 익히게 됩니다. 손을 휘젓거나 언성 높여 야단치는 것은 개에게 관심과 반응으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반려견 훈련에 있어서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인 방법은 긍정강화와 부정처벌입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상황에 따라서 조합해서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잘 훈련받은 개로 키울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의 주제인 '짖기'라는 문제 행동에 국한해서 살펴보자면 일단 개가 짖을 때 같이 언성을 높이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보통 밖에서 소리가 나서 침입자로부터 자기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짖는 경우가 많은데, 함께 소리치는 것은 개 행동에 동조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훈련은 반드시 일관성 있게 하는 것이 혼동을 줄여줍니다. 견주의 기분이 좋을 땐 짖어도 내버려 두었다가 견주의 기분이 안 좋을 때만 화를 낸다면 훈련하고자 하는 방향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서 지루하거나 심심한 경우 또는 분리불안이 있는 경우 등의 상황에도 짖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리불안은 정도에 따라서 더 적극적인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지만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심심하고 외로운 개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행동 풍부화 장난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사료나 간식을 행동 풍부화 장난감에 넣어서 장난감을 움직이면 조금씩 사료가 나와서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냥 사료통에 있는 사료를 먹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해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줄어들게 됩니다. 규칙적인 산책이나 활동이 없는 경우라면 자주 나가서 동네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피곤한 개가 행복한 개입니다.

반려견을 유심히 관찰했을 때 짖는 이유가 명확한 경우엔 이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도 모색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밖을 지나가는 행인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짖는다면 행인의 모습을 볼 수 없도록 커튼을 쳐주거나 물건을 두어 시야를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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