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없어서 못 팔 정도"…'세상에 없던 신약' 돌풍 비결은
[편집자주]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 맞는 비만치료제다. 해외에서 '없어서 못 판다'고 할 정도로 인기다. 옆 나라 일본도 정식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다. 언제 출시할지도 알 수 없다. 치매신약 레켐비는 아직 국내에서 허가도 받지 못했다. 치료제 도입은 환자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치료제의 수급과 약가 문제, 규제기관의 역할 등 혁신신약의 국내 출시가 늦는 이유를 살펴보자.
비만치료제의 다이어트 효과는 강력하다. 임상시험 결과, 비만치료제를 1년 이상 사용하면 삭센다는 평균 체중이 5% 이상, 위고비는 15%, 젭바운드는 26% 정도 줄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는 "고혈압·당뇨병과 달리 비만은 그동안 약효가 강력하지 않아 식단·운동 등 비약물 요법이 강조된 게 사실"이라며 "약만 써도 모든 질병의 근원인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뇌 신경 분야에서는 지난해 등장한 치매약 '레켐비'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뇌 속에서 신경독성을 가진 아밀로이드 베타(Aβ)란 물질이 쌓이며 신경세포가 죽는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시공간을 헷갈리거나 성격·감정마저 변화한다. 레켐비는 이런 아밀로이드 베타에 결합해 뇌에 쌓이는 것을 막는 항체 기반 치료제다.
과거 '걸리면 죽는 병'이라 했던 암 역시 항암제의 발전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병'으로 변모하고 있다. 세포독성·표적·면역 항암제 등 작용 방식이 다른 항암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부작용은 적고 치료 효과는 강력해졌다.
특히, 이달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는 암만 골라 타격하는 표적 항암제(트라스트주맙)에 세포독성 항암제(데룩스테칸)를 결합한 혁신 신약으로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급여 허가에 영향을 미친 임상 연구 결과 엔허투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암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기간(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 mPFS)을 기존 치료제(캐싸일라) 대비 4배 이상 늘렸다. 엔허투 건보 적용 전 머니투데이와 만난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평생 보지 못할 것 같던 생존율 향상 그래프를 볼 수 있었다"며 놀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40만 명 이상 병원을 찾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도 지난달 세계 최초의 치료제인 '레즈디프라'가 등장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종전에 살을 빼거나 간 보호제, 항염증제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치료했던 지방간에 직접 작용하는 명실상부한 '치료제'가 등장한 것이다.
레즈디프라는 간에 존재하는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 베타(THR-β)의 활성을 증가시켜 지방 축적과 염증을 억제한다. 총 966명의 환자가 참여한 임상 3상 연구에서 25~30%가 간 지방량, 염증, 섬유화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 투여군은 9.7%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강재헌 교수는 "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신약의 개발·보급에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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