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아버지를 향한 원망과 애정 담아, 조성기 신간 ‘아버지의 광시곡’

장상민 기자 2024. 5. 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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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수상작 '우리시대의 소설가'를 비롯해 시대의 소리에 귀 기울여 온 조성기 작가가 새 장편소설 '아버지의 광시곡'(한길사)으로 돌아왔다.

"재미가 덜 할 수도 있지만 아버지와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조 작가는 간담회를 마치며 "아버지 납골당에 책을 가지고 가 내려 놓으면 아버지가 참 좋아하실 것 같다"며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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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광시곡’ 쓴 조성기 작가 ‘아버지의 광시곡’ 쓴 조성기 작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조성기 작가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장편소설 ‘아버지의 광시곡’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소설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4.4.30 scap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상문학상 수상작 ‘우리시대의 소설가’를 비롯해 시대의 소리에 귀 기울여 온 조성기 작가가 새 장편소설 ‘아버지의 광시곡’(한길사)으로 돌아왔다.

지난 30일 서울 중구 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진행된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조 작가는 “책을 출간할 때마다 꼭 한 번씩 입원을 하는 것 같다”며 작품을 위해 애쓴 마음을 꺼내보였다.

조 작가는 전작인 ‘사도의 8일’, ‘1980년 5월 24일’(이상 한길사)에서도 극 중 인물을 통해 아버지의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아버지는 언제나 내 작품에 영감을 줬다”며 “언젠가는 온전히 아버지의 이야기만으로 책을 내고 싶었다”는 말을 통해 이번 책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이번 작품은 아버지의 기록과 나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소설의 형식을 빌린 자서전”이라는 그의 말처럼 책의 면면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의 모든 기억이 오롯이 담겼다. 교원노조 운동에 참여했던 조 작가의 아버지는 보안법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르고 나와 무능력한 가장으로서 고군분투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 했던 가장이었지만 만만치 않은 현실 앞에 소주잔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모습이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아버지가 겪은 시대의 아픔이 담긴 책 내용을 소개하던 조 작가는 수차례 목을 가다듬기도 했다.

“사랑받는 일, 사랑하는 일이 때로는 무척이나 무섭고 아프기도 하다”라고 밝힌 조 작가는 언제나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있었지만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 느꼈던 외로움을 이야기했다. 동시에 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던 스스로의 후회도 고백했다.

제목은 ‘광시곡’이란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과 리듬을 가진 악곡을 뜻한다. 이처럼 책은 반드시 연대기적으로 읽히지 않으며 어떤 장을 먼저 읽어도 하나의 이야기, 즉 아버지의 삶으로 이어지도록 구성됐다. 집필 과정에서도 특별한 점이 있다. 조 작가는 기고나 청탁을 받지 않은 채 책의 내용을 SNS에 게시하며 자유롭게 써내려갔다. “눈에 보이지 않던 독자들의 반응이 매 순간 날아와 꽂히니 매우 흥미롭고 신기했다”는 그의 말처럼 독자들은 댓글과 메일을 통해 조 작가의 삶을 담은 이야기에 공감했다.

“옛날 이야기에 누가 관심이나 있을까’우려하기도 했다”는 조 작가는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나오는 젊은 관객들과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에 공감하는 20, 30대 독자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재미가 덜 할 수도 있지만 아버지와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조 작가는 간담회를 마치며 “아버지 납골당에 책을 가지고 가 내려 놓으면 아버지가 참 좋아하실 것 같다”며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장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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