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삐뚤빼뚤 한글이지만...우리도 한국사는 어린이
“커서 체조선수가 되고 싶어요” “저는 경찰도 하고 싶고 플로리스트도 하고 싶어요”
어린이날을 앞두고 찾은 경기도 안산시 원곡초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이 자신의 꿈을 한글로 적어 들어 보였다. 원곡초등학교는 현재 473명의 재학생이 있는데 이중 약 92%가 다문화 가정 자녀다. 안산 반월공단 등에 일하러 온 중국,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들이 이 학교 인근에 정착하면서 다문화 학생의 비중이 점점 늘어났다. 안산시에서 집계된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은 7364명으로 안산시 전체 학생 중 11%를 차지한다.
원곡초에서 4년째 다문화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는 김래은 교사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이주하기 전에 국가 기관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운 뒤 한국으로 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주배경인구가 많아지는 추세에 이를 감당할 기관이 생기면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저출산과 해외인구 유입으로 2042년 이주배경인구가 404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인구의 8%를 넘는 수준이다. 다문화학생이 대다수인 교실 풍경이 지금은 낯설지만 미래에는 자연스러운 장면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문화학생의 정착을 위한 맞춤 교육과 적극적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날 이 교실의 몇몇 학생들은 아직 한글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글자를 쓰는 것이 버거운 듯 보였다. 낯선 문자로 자신의 꿈을 적어내야 하기에 손은 더디게 움직였지만 그 손길을 멈추지는 않았다. 한 글자 한 글자 자신의 꿈을 다 적어 놓고는 뿌듯한지 그제야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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