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당권주자 이기인 "이준석의 '채치수' 되겠다" [인터뷰]

홍민성 2024. 5. 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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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인 개혁신당 당대표 후보 인터뷰
"무너져가는 보수 교체할 적임자"
"'이준석당', 한계 아닌 자랑"
개혁신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기인 전 최고위원이 지난 2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이 전 최고위원 측 제공


"채치수! 너는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서 라이벌이었던 변덕규가 채치수에게 한 말이다. 농구에서 두 인물의 포지션은 '센터'다. 센터는 팀을 위해 궂은 역할을 주로 한다. 센터의 본분을 잊은 채 자신을 돋보이려 하지 말고, 팀을 위해 진흙탕에 구르라는 조언이었다.

개혁신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기인 전 최고위원은 이런 명대사를 인용하면서 "이준석의 채치수가 되겠다"고 했다. '스타 플레이어' 이준석 대표가 마음껏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의지이자 결기였을 것이다.

개혁신당 차기 당대표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과제는 2026년 지방선거다. 제3당(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이기인 전 최고위원은 "제3당의 절박함을 표현할 줄 안다"고 힘줘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제3당인 개혁신당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이기인 당대표'가 꼭 필요하다는 확신이다.

보수라고 하기엔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진보라고는 할 수는 없는 개혁신당의 흐려진 정체성도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이기인 전 최고위원은 정체성을 잃은 배경에는 당원의 의사가 배제된 '합당'이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오는 19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허은아 전 의원, 전성균 화성시의원, 조대원 전 대구시당위원장, 천강정 전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경쟁한다.
 

다음은 이기인 전 최고위원과 일문일답.
개혁신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기인 전 최고위원이 지난 2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이 전 최고위원 측 제공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40대 기수론을 완성할 후보, '잘 훈련된 보수 정치인' 이기인이다. 지난 10년 동안 두 번의 시의원과 한 번의 광역의원, 그리고 중앙당 창당위원장과 최고위원을 거쳤고, 이전에는 대학교 응원단장과 총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 보수의 선명한 정체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싶다."

▶개혁신당이 대표로 이기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개혁신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제3당으로만 그치는 결기가 아니라, 무너져가는 보수를 교체할 수 있는 기수다. 저는 그 기수가 저라고 확신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라는 작은 정당에서 오른쪽이 아닌 '옳은 쪽', '옳은 보수'를 자임하면서 선거에 나가 당선됐다. 이미 성남에서는 사실상 국민의힘을 대체 했었던 경험이 있다.

아울러 대표 슬로건으로 '40대 기수론', '동탄의 기적을 전국으로'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특화 대표'도 내세우고 있다. 기초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 선거의 구조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몸으로 체득했다. 다가오는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이기인 당대표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핵심 공약은?

"정치는 본질적으로 함께하는 동지를 늘려나가는 일이다. 지금까지 6만2000명의 소중한 당원이 모였는데 이제 또 한 번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주 1번씩 전국을 돌며 전투적 당원모집에 나설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20만 당원이 함께하는 개혁신당을 만들겠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두 번째는 우리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누군가 개혁신당의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당원들이 힘겹게 '흐린 눈'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체성이 흐려진 이유는 당원들의 의사가 배제된 성급한 합당 때문이다. 당의 정체성 논란이 없는 명확성을 갖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마지막으로 '지방선거 아카데미'(가칭)를 통해 다음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 후보들을 당선시킬 준비를 하겠다. 저는 제3당의 절박함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40개 지역구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경쟁력이 결코 양당에 뒤처지지 않았지만, 선거를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후보들의 절박함이 표현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동탄의 기적을 전국에서 구현할 생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총선 유세를 하고 있는 이기인 전 최고위원. / 사진=이 전 최고위원 측 제공

▶개혁신당에 어떤 평가가 뒤따르길 바라나?

"'자유'의 정당이다. 625 어르신 세대가 반공을 기치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켰다면, 민주화 세대는 독재의 폭거에 맞서 제도적 자유를 성취했다. 2024년에 자유는 다른 방식의 위협을 받고 있다. 공권력에 의해 개인의 언어와 문화, 윤리적 기준이 곳곳에서 검열받고 침해당한다.

이는 비단 문화적 갈등이 아니라 국민 세금을 좀먹고 있는 중차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당장 제가 경험했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조례를 제정할 때 특정 성별을 무조건 절반 이상 넣어야 한다는 기준 때문에 불필요한 예산, 행정력 낭비가 심각하다. 이외에도 얼마나 이 이권 구조가 촘촘한지 누구보다 여실히 경험했다. 다 소거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많은 논란이 됐던 성인 페스티벌의 경우에도 남성과 여성에게 과연 공정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지를 넘어, 결국 권리가 충돌할 때 우리가 어떠한 원칙과 기준을 따를 것이냐의 문제다.

저는 개혁신당이 이러한 사회문화적 자유를 둘러싼 갈등에서 용기 있게 목소리 낼 수 있는 정당이었으면 한다. 각각의 권리가 충돌할 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정당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국민에게서 '진짜 제대로 된 보수 정당, 자유 정당이 하나 나왔구나'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저는 생각보다 아주 많은 국민들께서 자유주의적 성향을 갖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원팀'이었던 허은아 전 의원과 경쟁하게 됐는데.

"'천아용인' 중 허은아와 이기인이 경쟁하게 됐다는 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선의의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허은아 전 의원의 장점은 자신을 표현하고 어필하는 방법을 잘 안다는 것이다. 다만 굳이 구별점을 찾자면 제가 더 오랜 제3당 경험을 했고 승리를 일구어 본 후보라는 점이다. 수백명이 넘는 바른미래당 지역구 후보 중에 가장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는 큰 자부심이 있다."

▶'이준석당'이라는 한계가 있다.

"한계가 아니라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걸출한 대선주자를 갖고 있는 것은 정당에 축복이다. 특히 작은 정당에는 더 그렇다. 김종인 위원장께서 '2027년 별의 순간이 온다'라고 말씀하기도 하셨는데, 앞으로 정말 무궁무진하고 즐거운 좌충우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준석의 우상향 그래프가 가파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다."

▶'반윤'을 기치로 하는 정당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개혁신당은 특정 인물을 반대하는 정당이 아니라 나쁜 정치에 반대하는 정당이다. 만약 국민께서 정말 반윤 정당이라고 평가했다면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윤 그 이상의 가치를 국민들이 보셨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뿐만 아니라 이주영, 천하람 당선인도 배출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총선 유세를 하고 있는 이기인 전 최고위원. / 사진=이 전 최고위원 측 제공

▶'동탄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했다. 본인이 기획한 선거 캠페인 중 주효했던 게 있나?

"가장 큰 전략은 사실 '이준석' 그 자체였다. 가장 강력한 무기 역시 '이준석'이었다. 동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께서 '이준석 하나만큼은 살려야 된다'라는 의지를 분명히 하셨다고 느낀다. 저는 그 의지를 어떻게 표로 끌어낼지를 기획하고 구현했을 뿐이다.

제가 주도했던 캠페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자필 공보물이다. 다른 후보들이 전문 업체에 맡겨 형형색색의 공보물을 만들 때 우리는 우리만의 진정성을 담아보고 싶었다. 덧붙여 이준석 대표 부모님의 깜짝 연설은 이준석 대표 모르게 몰래 준비했던 것이라 기억에 남는다. 정치인으로 오랜 기간 알려진 이준석이라는 사람에게 입체적인 서사를 부여하고 싶었다. 많은 분이 부모님의 연설을 보고 마음을 정했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큰 뿌듯함을 느낀다."

▶당선된다면 앞으로 각오는.

"'이준석 아바타'가 될 생각은 없다. 그것이 누구든 건강한 긴장 관계는 우리 개혁신당의 정신 같은 것이다.

그러나 저는 제3당의 의원들이 국회에서 얼마나 어려운 고초를 겪는지 너무나도 잘 안다. 당장 국회 원 구성이 시작되면 일방적 상임위 배정부터 시작해서 온갖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저는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나온 변덕규의 대사를 소환하고 싶다. "채치수! 너는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진흙투성이가 되더라도 당선자들이 더 빛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준석, 이주영, 천하람, 그리고 이기인이라는 40대 정치인들의 팀플레이를 그렇게 완성하고 싶다.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지난 합당처럼 당원들의 의사가 배제되는 주요 결정은 없을 것이다. 언제나 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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