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1.7조에 車 공조 세계 2위 한온시스템 인수한 이유

이영관 기자 2024. 5.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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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공조 부품 세계 2위 업체
한앤컴퍼니 지분 33.16% 사들여

국내 1위 타이어 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에어컨과 히터 등 자동차 공조(空調) 부품 분야 세계 2위 업체인 한온시스템을 인수한다. 한국타이어는 3일 한온시스템 지분 33.16%를 1조7330억원에 인수하는 투자양해각서를 한온시스템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맺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말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경기 성남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모습. 2023.1.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온시스템은 지난 1986년 한라공조로 설립된 자동차 부품사다. 2013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이름을 바꿨다. 2015년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공동 인수하면서 지금의 이름인 한온시스템이 됐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차그룹, 포드, 폴크스바겐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에 공조 부품을 공급해 작년 9조5593억원이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일본 업체 덴소에 이어 이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다. 과거 공조 부품은 에어컨·난방 등 편의 기능에 쓰이는 부품이었지만, 전기차 시대에선 배터리 수명 등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배터리·모터 등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체계인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다. 개별적으로 열을 관리했던 단위 부품들을 한 개의 시스템으로 집약시켜 부품 수와 부피, 중량을 줄인 것이다.

이번 인수는 한온시스템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지 약 3년 만에 이뤄졌다.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2021년부터 한온시스템 지분 매각을 시도했으나 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며 한온시스템의 시장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6.7%)에서 작년(2.9%)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한앤컴퍼니는 2015년 한온시스템 인수 이후 약 9년 만에 엑시트(exit·탈출)에 성공했다. 당시 지분 50.5%를 2조75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번에 한국타이어에 지분 25%를 1조3679억원에 매각했다. 나머지 지분은 그대로 보유한다.

한국타이어의 이번 인수는 앞으로 다가올 전기차 부품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차체가 무겁기 때문에, 전용 타이어뿐 아니라 효율적인 열관리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기업이 그간 개척한 글로벌 자동차 납품 체계를 혼용해, 시너지를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타이어, 배터리에 이어 열 관리 시스템까지 전기차 관련 핵심 부품 사업군을 보유해 미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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