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름의 시대, 영화 거장이 전하는 ‘느림’의 미학은?
[KBS 전주] [앵커]
빠른 속도를 강조하는 요즘, 느림의 미학을 소재로 한 영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사흘째 세계적인 거장, 차이밍량 감독의 행자 연작을 들고 전주를 찾았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화려한 네온사인이 점멸하는 도심.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속 붉은 승복의 행자는 마치 멈춘 듯 극도의 느린 발걸음으로 길을 걷습니다.
버려진 것들이 가득한 검은 모래 위, 낯선 이국의 도시의 뒷골목까지 행자의 느린 여정은 세계 도시 곳곳으로 이어집니다.
세계 영화제에서 일찌감치 거장 반열에 오른 타이완 출신 차이밍량 감독이 전주를 찾았습니다.
[차이밍량/영화 '행자' 연작 감독 : "제 작품은 드라마도 다큐멘터리도 아닌 일종의 영상 표현입니다. 이 작업은 제가 지난 10년 동안 하고 싶었던 일입니다. 영화관에서 보시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행자' 연작 10편을 차례로 상영하는 건, 전주국제영화제가 처음.
벌써 모든 좌석이 매진됐습니다.
[차이밍량/영화감독 : "관객들이 이미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에 싫증을 냈고 영화관 가기를 포기한 시대가 왔지만, 여러분들이 행자 연작이 영화관에서 어떻게 보여지는지 관심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관객들께 이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미술품에서 영화의 깊은 울림과 감동을 경험하길 바란다는 차이밍량 감독.
11번째 '행자' 연작을 영화 도시 전주에서 촬영하겠다고 깜짝 발표했습니다.
[차이밍량/영화감독 : "제가 전주에서 어떻게 찍을지 모르지만, 분명히 굉장히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 만들어질 거라 믿습니다. 전주에서 촬영된 저의 행자 작품이 너무 기대되고 이제 천천히 전주를 둘러보겠습니다."]
그저 걷고 또 걷는 행자의 순수한 발걸음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사색의 시간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화면제공: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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