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날조한 창영초 개교년도, 제 나이 찾았다

이승욱 기자 2024. 5. 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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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창영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인천교육 100년 학교 기념식'에 참석한 박만 인천창영초 동문 대표는 창영초 역사를 읊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인천창영초 개교일을 1907년 5월6일로 한 것은 일제가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삼았던 시대"라며 "(당시 반포된)보통학교령에 기댄 것으로 과거에 조선 시대 반포됐던 소학교령을 인정하지 않는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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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 동구에 있는 인천창영초에서 인천교육 100년 학교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이승욱 기자

“인천창영초의 진정한 생일을 찾는 이 자리는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입니다”

3일 인천창영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인천교육 100년 학교 기념식’에 참석한 박만 인천창영초 동문 대표는 창영초 역사를 읊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인천창영초 개교일을 1907년 5월6일로 한 것은 일제가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삼았던 시대”라며 “(당시 반포된)보통학교령에 기댄 것으로 과거에 조선 시대 반포됐던 소학교령을 인정하지 않는 것”라고 말했다.

인천창영초는 인천공립보통학교가 개교한 1907년을 개교연도로 삼아왔다. 하지만 1896년 발행된 관보에 “건양 원년(1896년) 1월 22일 인천부공립소학교 교원으로 변영대를 임명함”이라는 기록이 발견되면서 개교연도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인천시교육청은 인천교육역사 바로 세우기 운영단을 구성해 외부 전문가와 검증작업을 거친 뒤 인천창영초의 개교연도를 인천부공립소학교 관련 기록에 맞춰 앞당기기로 했다.

이날은 ‘인천교육 100년 학교’ 현판 제막식도 열렸다. 새로 설치한 현판에는 1896년 인천부공립소학교 개교라는 문구가 함께 담겼다. 김지환 학생회장(6학년)이 학생 대표로 나와 “우리 학교의 역사가 잘려나간 게 일본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됐다. 이제서야 일본에 의해 잘려나간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아이가 생기면 100년이 넘는 학교에 다녔다고 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창영초와 같이 개교연도가 일제 강점기가 이전으로 빨라진 학교는 길상초, 서도초, 하점초 등 3곳이 더 있다. 길상초는 기존에 알려진 길상보통학교 개교연도(1920년)보다 14년 빠른 1906년 진명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서도초(1936년), 하점초(1922년)의 개교연도도 1907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들 학교를 포함해 100년이 넘은 학교를 묶어 인천 100년 학교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은 2024년에도 16개 학교를 대상으로 인천교육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날 기념사에서 “(소학교 흔적을 지우려는)일제의 의도를 지우고 인천 근대교육의 주체성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고 학생들이 내가 발 딛는 인천의 역사를 알게 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학교의 역사를 바로 알아 가도록 인천시교육청은 학교의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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