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2조원 팔았는데, 주가는 빠졌다…덴마크 제약사의 고민

김명지 기자 2024. 5. 3. 16:4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 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올해 1분기에만 1조 9000억원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노보노디스크는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와의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해 민간보험사에 리베이트(약품 채택에 대한 대가성 금품 지급)를 제공하며 위고비 방어에 나선 상태다.

마리타이드는 위고비, 젭바운드와 같은 계열의 비만 치료 신약인데, 한 달에 한 번 주사로 맞으면 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보노디스크 1분기 매출 12조 8000억원
비만약 위고비 매출도 두 배 늘었는데 주가 하락
미 대선 영향으로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
후발주자 일라이 릴리, 암젠의 비만 신약도 맹추격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올 해 1분기에만 1조 9000억 원 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정작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자료 사진./AFP연합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 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올해 1분기에만 1조 9000억원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약값을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고, 일라이 릴리와 암젠 같은 경쟁사들도 같은 계열의 비만 신약을 개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 증가한 650억 크로네(약 12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2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치다. 이 회사의 간판 상품인 위고비의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94억 크로네(약 1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회사의 순이익도 28% 늘어난 250억 크로네(약 4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전망도 애초 예측을 상향 조정해 지난해보다 19∼27%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영업이익도 22∼3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전망 상한선이었던 29%를 30%로 1%포인트 높였다.

그런데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덴마크 코펜하겐거래소에서 2.74%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회사의 주가가 빠진 이유를 미국에서 위고비 가격을 인하하라는 압박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은 미국에서 위고비의 정가가 1349달러(약 185만원)로, 영국의 14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위고비 가격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 수록 미국 시장 내에서 의약품 가격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미 위고비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최고경영자(CEO)인 라스 요르겐슨은 이날 콘퍼런스콜(실적 설명회)에서 “위고비를 정가보다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카르스텐 문크 크누드센도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일라이 릴리와 같은 경쟁사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위고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누드센 CFO는 구체적인 위고비 가격 인하 폭은 밝히지 않았지만, 위고비와 같은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의 미국 내 순이익이 지난 2018년 출시 이후 40% 줄었다고 전했다. 위고비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와의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해 민간보험사에 리베이트(약품 채택에 대한 대가성 금품 지급)를 제공하며 위고비 방어에 나선 상태다. 젭바운드는 가격이 월 1060달러로 1349달러인 위고비보다 저렴하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인 미국 제약사 암젠은 비만치료제 ‘마리타이드’(MariTide)의 임상 2상 시험 중간 분석 결과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마리타이드는 위고비, 젭바운드와 같은 계열의 비만 치료 신약인데, 한 달에 한 번 주사로 맞으면 된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주사제다.

이날 암젠의 주가는 급등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마리타이드가 최종 승인되면, 위고비와 젭바운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비만 치료 신약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1000억 달러(약 13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이들 비만 치료 신약은 공급이 수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