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농업근로자 기숙사’ 전북 고창에…농촌 발전 위한 ‘마중물’ 될까

박철현 기자 2024. 5. 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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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농식품부와 기존 모텔 매입…리모델링해 맞춤형 숙소로
인덕션·에어컨 등 최신 편의시설에 마트·약국·터미널 등 인접
48명 수용 가능…캄보디아 공공형계절근로자부터 30여명 입주 ‘대만족’
지역 농업인,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역공동체 상생 ‘첫걸음’
2일 전북 고창군 농업근로자 기숙사가 준공식을 열고 문을 열었다.

“숙소가 시설이 깨끗하고 편리해서 호텔만큼 좋아요”

4월29일 캄보디아에서 전북 고창군에 공공형계절근로자로 입국한 벤 스레이키아씨(왼쪽)와 엘 소케아씨가 ‘고창형 농업근로자 기숙사’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다.

전북 고창군(군수 심덕섭)이 2일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과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활동 보장하고자 ‘고창군 농업근로자 기숙사’ 준공식을 개최했다.

화재 위험을 고려한 인덕션과 소방 안전장비를 곳곳에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군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와 전북특별자치도(김관영)과 손을 잡고 2022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총 25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모텔을 매입해 리모델링 했다. 지난해 12월에 착공해 이날 기숙사 준공을 완료했다. 연면적 950.4㎡(287평)에 지상 4층 규모로 1층에는 공동 취사장·샤워실·세탁실·다목적실 등이 있으며,  2층부터 4층까지는 2인실 숙소다.  군이 2층에 관리실을 두고 직접 운영을 맡는다. 

공동세탁실에 세탁기는 남·여로 나눠 사용 가능하게 각 3대씩 구비돼 있다.

바로 뒷편엔 대성농협 하나로마트(조합장 박윤규)와 터미널·약국 등  편의시설도 갖춰 생활하기 편하다. 특히 하나로마트엔 아시아 식료품 코너가 별도 배치돼 고국 입맛 그대로 식음료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날 준공식에 참여한 지역민들과 농협 관계자도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들어와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창 외국인 농업근로자 기숙사 뒷편에 위치한 하나로마트 아시아코너.

내부시설도 최신식에 숙소 동선, 안전까지 세심하게 신경썼다. 각 방마다 에어컨이 구비돼 있고, 공동취사장에는 인덕션·냉장고·세탁기·밥솥·정수기 등이 설치돼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한 20개(내부 15개, 외부5개)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해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한다. 특히 농작업 후 오롯이 모두가 쉴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동선에 신경 썼다. 

이수경 농정기획팀 과장은 “농작업을 마친 후 1층 주차장에서 들어서면 먼저 외부 세척장에서 신발과 작업복을 에어건과 물 등을 이용해 깨끗하게 씻을 수 있다”며 “건물 입구부터 각자 신발과 작업복을 사물함에 넣고, 샤워와 세안 후 깔끔하게 숙소로 올라 갈 수 있도록 건물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기숙사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생활수칙을 캄보디아어로 적어 놓고, 해결이 어려운 부분은 관리실을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별도 지역에 거주하는 통역관과 영어를 할 수 있는 근로자를 통해 소통에 어려움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이를 위해 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련 전담부서도 뒀다.

농업근로자 기숙사는 총 48명의 외국인 근로자 수용이 가능하며, 1차로 캄보디아 외국인 계절근로자 30여명이 입주했다. 이들 대부분은 고창 선운산농협(조합장 김기육)에서 운영하는 공공형계절근로자들로 최대 8개월 동안 머물게 된다. 

운영은 농협이 맡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충상담과 근태·숙소관리는 고창군에서 전담하는 ‘고창형 계절근로자사업’이 추진된다. 특히 농가 맞춤형 원콜 예약 서비스를 제공해 바로바로 필요한 인력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고창형 계절근로사업 운영. 고창군.

이날 준공식에는 심덕섭 고창군수를 비롯해 임정호 고창군의회 의장과 의원, 김기육 고창 선운산농협 조합장,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식정책실장, 손흥기 법무부 농어업외국인인력지원 TF팀장, 김영일 전북농협본부장, 윤용갑 농협중앙회 농정지원국장, 지역농협 조합장들과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해 숙소에 머물 계절근로자들을 반기고 축하했다.

“우리 지역에 오신 외국인분들과 함께 살기 좋은 행복한 고창을 만들겠습니다” 심덕섭 군수와 농업근로자 기숙사에서 머물 캄보디아 계절근로자가 함께 손을 잡고 서로 감사함을 전하고 있다.

식전 공연과 함께 사회자의 개식선언으로 시작된 이날 준공식은 기숙사 준공 경과보고 후 내빈들의 축하인사와 함께 기숙사 시설을 점검했다.

오석 군 농정기획팀 주무관이 “다목적실에 설치돼 있는 75인치 티비로 캄보디아 영화와 고창 홍보 프로그램 등을 상영해 휴일에는 기숙사 모두가 함께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대산면 외국인계절근로자 고용주 농가를 찾아 계절근로자들을 격려하고 고용주들의 어려움을 들었다.

13일 고창군 농업근로자 기숙사 준공식에서 농식품부, 고창군, 농협, 지역주민 등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판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27년 농사를 지어온 오만종씨(63·대산면) 블루베리 농가는 “농업은 제때 인력이 와주는 것이 중요한데 현지에서 일할 인력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그나마 이번에 군과 농협에서 초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18명이 와서 도와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바쁜 영농철 젊고 성실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도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올해 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지난해보다 2.5배 많은 1600명을 배치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들을 돕고 있다.

2일 고창군 농업근로자 기숙사 준공을 찾은 참석자들이 지영균 군 농정기획팀장의 시설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심덕섭 군수는 “농업근로자 기숙사 준공으로 농업근로자의 주거환경이 개선되면 안정적인 농촌인력수급이 가능하게 돼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영농활동 보전의 선순환을 만들 것”이라며 "안정적 인력수급을 통한 적정 인건비 관리로 군민에게 봉사하는 고창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일 군과 농식품부, 농협 관계자들이 참석한 함께 가운데 블루베리 농가 오만종씨(왼쪽 여섯번째)가 바쁜 영농철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는 고창군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20개소를 순차적으로 건립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계절근로 4만6000명 등 농업분야 외국인 근로자를 역대 최대규모인 6만2000명 배정하고 공공형계절근로자도 70개소 2534명 운영해 힘을 보탤 계획이다.

권 농식품부 농업혁식정책실장은 “농번기에 일손 부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업 인력을 적기 공급하고, 현장의 인력수급 및 인건비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여 문제 발생시 신속히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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