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혼자서 자꾸만 키워가는 걱정…'걱정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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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자 옮김.
다니엘은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음악가다.
'걱정 중독'은 현대인에게 만연한 걱정에 관해 파고든 책이다.
다니엘의 경우는 심한 측에 속하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은 걱정하는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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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걱정 중독 = 롤란드 파울센 지음. 배명자 옮김.
다니엘은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음악가다. 주변에 친절하고, 자기 일도 열심히 한다. 무엇보다 타인에 폐를 끼치는 걸 싫어한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지만 자신에게까지 친절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하지 않아도 될 걱정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데 천재적인 역량을 발휘하니까.
가령 이런 식이다. 누군가 수년 전 자전거를 강에 던졌다. 아무도 꺼내지 않아 자전거는 여전히 강바닥에 있을 것이다. 다니엘은 밤마다 상상했다.
'만약 내가 돌을 던지고, 만약 그 돌이 녹슨 자전거를, 그것도 녹슨 부위를 정확히 맞힌다면, 그리고 떨어진 녹을 강물에 사는 물고기가 먹는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은 그를 괴롭혔다. 그는 밤늦도록 잠도 잘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렸다.
'걱정 중독'은 현대인에게 만연한 걱정에 관해 파고든 책이다.
다니엘처럼 '만약…이면 어떡하지?'라는 질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이런 질문의 기저에 깔린 이른바 불안장애까지 합하면 전체 유럽인의 3분의 1이 살면서 한 번은 이런 질병을 앓는다고 한다.
다니엘의 경우는 심한 측에 속하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은 걱정하는 동물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기 생각을 모두 큰 소리로 말하게 되는 마법에 걸린다면 주변인들은 어떤 풍경을 보게 될까.
사회학자인 저자는 "한시도 조용한 순간이 없고, 무엇보다 걱정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걱정과 불안이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된 과정을 좇으며, 인간이 어떻게 자기 생각과 감정에 이토록 골몰하게 되었는지 문화와 역사를 넘나들며 살펴본다.
복복서가. 452쪽.
▲ 엉덩이즘 = 헤더 라드케 지음. 박다솜 옮김.
큐레이터이자 작가인 저자가 엉덩이의 역사와 이력을 낱낱이 파헤친 책.
저자에 따르면 근육과 지방을 결합한 큰볼기근, 즉 엉덩이를 가진 존재는 인간밖에 없다. 동물들에게 엉덩이처럼 보이는 부위는 있지만, 엉덩이라 지칭할 수 있는 부위를 가진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과학자들은 엉덩이 근육이 존재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하지만, 엉덩이가 인간의 진화에 중요하게 기여했으며 인간 고유의 특징이라는 점은 동의한다. 저자는 "우리가 인간인 건, 어찌 말하면 엉덩이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엉덩이의 의미는 시간과 함께 퇴색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엉덩이에도 사회적 위계가 형성됐다. 천박한 엉덩이, 섹시한 엉덩이, 예쁜 엉덩이 등 엉덩이에 온갖 꼬리표가 붙었다. 특히 제국주의 시대에 커다란 엉덩이는 남성 권력가들의 욕망에 부합했고, 인종 차별과 성차별을 양산해내는 데 악용되기도 했다.
저자는 엉덩이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그 안에 내재한 착취와 수치, 억압과 부당함을 조명한다.
알에이치코리아. 40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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