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바보’ 감독, 어렵고 복잡하단 시청자들 반응에 답했다[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5. 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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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 / 넷플릭스 제공
김진민 감독 / 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종말의 바보' 감독이 시청자들의 여러 반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진민 감독은 5월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각본 정성주 / 연출 김진민) 인터뷰에서 원작의 옴니버스식을 착안하지 않은 이유, 시간대가 연속적이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을 한 이유 등 감독으로서 의도한 부분들을 짚었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종말의 바보'를 본 시청자들은 "어렵다", "복잡하다", "이해가 안 된다", "떡밥 회수가 안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김진민 감독은 "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은 만들면서 했었다. 원작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돼 있는 건데 드라마에서는 인물들을 다 섞고 묶어서 했기 때문에 시점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들이 펼쳐지는 거라 복잡해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디스토피아물 중에서도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원작은 지구의 종말이 오는 설정이었는데 저희 드라마는 한반도 일대에 파괴 규모가 상당하고 탈출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했기 때문에 복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남은 사람들에게 현실은 어땠길래 종말을 맞이하면서 살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었을까 했을 때 어느 정도 생필품은 제공되는 상황이었을 거다. 기본요소는 갖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통신적으로는 전화, 문자 정도는 된다고 설정했다. 생필품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상태를 기본으로 놓고 나머지 문제들을 생각했다. 디스토피아물에서 보지 못한 설정들 때문에 낯설게 느낄 것이라는 건 예상했고 그게 혼란스럽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시간대를 오가는 설정을 채택한 이유로는 "대본에서 시간에 대해 정확하게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시간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언제 일어난지 모르는 혼란스러움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종말까지 200일이 남은 상황인데 앞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야 했다. 편집과정에서 계속 고민했다. 뒤섞을 수밖에 없는게 현재 남아있는 시간 때문에 그랬다. 보시는 분들은 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냐고 했을 것 같은데 편집 과정에서 20번 정도를 바꿨다. 아인 씨 일(마약 논란) 전에도 바꿨고 이후에도 바꿨다. 시간 이해도가 뭐였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꿨고 아이가 아파트로 들어가는 장면도 최종적으로 치열하게 회의한 끝에 정한 거였다. 3, 4편 정도까지는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겠다 싶더라. 저로서는 최선을 다한 거다"고 말했다.

매 회차 1시간의 러닝타임, 12부작으로 설정한 이유도 있었을까. 김진민 감독은 "12회차는 작가님이 설정하신 거다. 제가 합류했을 때 대본이 10개까지 나와있었고 2개 에피소드를 얘기하는 부분이 더 남았다고 하더라. 작가로서 남아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고 남은 시간에 대한 각자의 결론이 모이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다. 주인공 4명의 결론은 10부까지 안 나와있었기 때문에 두 편이 더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그게 11, 12부라 생각하면서 연출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극 중 테러리스트들이 윤상(유아인 분)의 몸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심은 가운데, 그 정체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떡밥 회수를 하지 않았다"는 평도 많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정체를 알려주는) 그 부분은 실제로 대본에 있지는 않았다. 중요한 사람인 윤상을 한국에 왜 보냈을까 했을 때 (테러리스트들이) 위치추적기를 몸에 심었을 거라고 생각했고 한국에 있으면서도 묶여있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떡밥이었는데 회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윤상이 압박을 느끼는 부분으로 가져간 것이기 때문에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해소하지 않은 설정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많은 인물들을 등장시킬 때의 고민도 털어놨다. 김진민 감독은 "이야기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겠나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인물들 자체가 역동적으로 흘러가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쫓아가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모든 인물들이 역동적일 수 없고 중요도에따라 풀려고 했는데 부족한 모습도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 이야기로 연결시키고 미래가 어떻게 되느냐를 어른들이 선택하는 쪽으로 이야기 중심을 잡아갔던 것 같다. 처음 이 혼란이 일어났을 때 누가 가장 많은 피해를 얻을까 했을 때 약자인 거다. 어린 아이들이 어른이 되지 못한 채로 끝난다는 대사가 나오지 않나. 아이들이 가장 약자라 생각해서 포커스를 맞췄다. 데드라인이 정해진 채로 살아간다면 각자의 삶에 대한 욕심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같이 가고 싶었고 이야기를 계속 끌고나갔다. 9, 10부 넘어가면서는 각자의 인생을 정리하는 게 결에 맞지 않나 했다. 이런 일이 펼쳐졌을 때 영웅담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고 전했다.

김진민 감독이 생각하는 '종말의 바보'의 의미도 짚었다. 김 감독은 "결과는 보시는 분들 마음대로니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약점, 강점이 있는 드라마인 게 틀림이 없다.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고 그게 실수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하는 건 맞다. 시청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거기에 맞춰 변해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마운 반응이라 생각하고 큰 경험을 하는 기회이지 않을까 한다. 저도 변해야 하고 이러한 반응도 긴 시간을 놓고 보면 충분히 좋은 반응이지 않을까 한다. 시청자 분들과 호흡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많은 생각을 해서 어떤 부분에서 놓쳤을지, 어떤 부분에서 너무 많이 생각했을지 점검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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