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로, 하늘로' 입체 교통체계가 대도시난 해법

김진수 2024. 5. 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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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2024 교통대토론회'
"철도·도로 지하화로 '입체도시' 개발해야"
"GTX·SRT 고속교통…국토 균형발전 고려해야"

철도·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해 대도시 교통체계를 2차원(2D)이 아닌 3차원(3D)으로 입체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관련기사: 느려진 고속도로, '지하'에서 답답함 풀릴까?(4월21일)

기존 육상공간 외에도 드론이 다니는 도시항공 공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고속교통수단이 지나는 대심도 공간을 활용해 '교통 입체도시'를 구축하자는 얘기다.

서울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모습. /이명근 기자 qwe123@

GTX 지나는 대심도…동탄역 지상 개발되면 도시 연결

김종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교통대토론회'에서 "2D 도시교통체계를 대심도 교통시설과 드론 등 항공교통시설이 실현되는 3D 체계로 수직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철도와 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해 평면적 교통체계가 가지는 약점을 극복해 지역성장과 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김 선임은 "대심도 하나로 겹치는 수직이동 연계 체계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통근시간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지역 연계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유정복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은 "대도시권의 교통 혼잡 비용이 10년 새 124%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2%에서 3%로 커졌다"며 "간선급행버스(BRT) 등 대중교통을 확충할 공간이 지상에 없는 만큼 입체 공간 개발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철도 지하화에 대해 이장호 한국교통대 교수는 "상부 개발 가능성뿐만 아니라 철도 운영 여건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철도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현재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GTX 출근 첫날'…2천명 중 동탄 상행 탑승객 4분의 3(4월1일)

지난 3월30일 개통 이후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개통일부터 한달간 GTX-A 이용객은 26만3665명으로 예측치의 42.9%에 그쳤다. 특히 평일은 평균 2만1523명이 이용할 거라 기대했지만 실제는 그 35.7%인 7675명에 그쳤다.

김현수 단국대 교수는 "GTX 이용량이 예상 수요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건 주변에 복합 환승센터나 연계 교통이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동탄역에 가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 가는 게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연말이면 동탄역 지상공간에 공원이 완성돼 도시가 동서로 연결된다"며 "그간 단절됐던 철도, 도로, 환승센터, 유통이 하나의 구조물로 연결되면서 혁신이 일어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교통대토론회'에서 2D 도시교통체계를 대심도 교통시설과 드론 등 항공교통시설이 실현되는 3D 체계로 수직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국토연

철도·도로 지하화로 새로운 도시 밑그림

도로 지하화와 관련해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수는 "상부공간을 개발하는 철도 지하화와 달리 도로 지하화는 대부분 상부를 그대로 두고 하부에 도로를 하나 더 만드는 개념"이라며 "도로 용량이 워낙 부족하니 지하로 차량이 흐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대심도 방식으로 지하화한 제물포도로, 서부간선도로를 보면 교통 혼잡으로 터널 내부에 갇히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는 중"이라며 "소통을 증진시키면 안전도가 높아진다. 지하도로를 만들 때 소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송천 국토부 철도건설과장은 "철도시설을 지하로 넣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철도 지하화 '통합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며 "(상부공간에) 철도가 없을 때 새로운 도시의 그림을 어떻게 그릴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상부공간에 건물을 올려 그 수익으로 하부공간을 짓는 단순한 접근이 아니라 도시의 수요 분석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오피스, 여가공간, 주택은 얼마나 필요한지 살펴보고 혁신기업을 유치하는 등 새로운 도시 공간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SRT 수서고속철도 기점 /이명근 기자 qwe123@

SRT 타고 병원·학원 가는 지방 사람들

고속교통망 구축에 반드시 국토 균형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의도 이뤄졌다. 김현수 교수는 "강남권 대형병원을 이용하려는 지방 사람들로 수서교통철도(SRT)가 만석이다. 지자체의 한국고속철도(KTX) 연장 요구도 잇따른다"며 "이렇게 되면 고급 의료, 대학, 연구소, 기업이 서울로 집중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환승역을 중심으로 거점을 만드는 초광역권 구상을 통해 수도권 블랙홀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거점연계형 도시관리 체계를 구축해 균형발전은 물론 대도시권의 통근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봉문 목원대 교수는 "KTX, SRT, GTX 등 급행 위주 교통망이 생기면서 새마을호, 무궁화호 같은 저렴한 완행교통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 교통정책의 재편이 필요하다"며 "특정 지역의 이익을 키워주고 나머지 지역들이 불편을 겪는 정책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진훈 국토부 도시정책과장 역시 "주말에 강남 학원가나 대형 병원을 가보면 SRT 수서역을 통해 올라오는 지방 사람들이 많더라"라며 "국토 전체의 교통 네트워크를 편리하게 하면서도 도심융합특구, 복합환승센터 등을 구축해 지방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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