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치수 조사 ‘휴먼 빅데이터’ 전환… 헬스케어 등 혁신 부른다

2024. 5. 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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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복은 다수 소비자가 바로 사서 입을 수 있도록 표준화된 디자인과 치수로 만든 옷이다.

한국인 인체치수조사(사이즈코리아)는 1979년 국민표준체위조사로 시작돼 성별, 연령 등에 따라 품목별 호칭을 정하고, 신체·제품 치수 등을 규격화했다.

이에 대응해 '사이즈코리아'는 인체치수조사를 넘어 '휴먼 빅데이터'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 기성복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인체치수 데이터가 미래 산업에 맞춤형 혁신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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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진종욱 국가기술표준원장

기성복은 다수 소비자가 바로 사서 입을 수 있도록 표준화된 디자인과 치수로 만든 옷이다. 기성복은 생산이 빠르고 저렴하지만, 맞춤복에 비해 개인의 취향과 체형에 꼭 맞는 옷은 아니었다. 이에 한때 ‘옷을 몸에 맞추는’ 맞춤복은 상류층의 옷, ‘몸을 옷에 맞추는’ 기성복은 하류층의 옷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표준 치수 적용을 통해 의류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오늘날 우리는 인체치수 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맞춤형 기성복을 향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인 표준 치수가 도입된 것은 1980년이다. 한국인 인체치수조사(사이즈코리아)는 1979년 국민표준체위조사로 시작돼 성별, 연령 등에 따라 품목별 호칭을 정하고, 신체·제품 치수 등을 규격화했다. 2003년부터 수직자, 수평자, 줄자 등 마틴계측기를 사용하는 직접 측정 방식 외에 세계에서 4번째로 ‘3D 측정 방식’을 도입했다. 그간 축적해온 인체치수 데이터는 한국산업표준(KS)의 기준값으로 활용돼 국민 생활과 제품 생산의 기반을 다져 왔다.

1974년 서울지하철이 처음 개통됐을 때부터 최근까지 국내 전동차의 좌석 폭은 대부분 435㎜였다. 지난 40여 년간 10㎝ 늘어난 성인 남성의 허리둘레 치수를 반영해 2017년부터 좌석 폭 480㎜의 전동차가 도입된다. 또 2020년에는 학생들의 커진 키와 늘어난 몸무게에 맞춰 책상과 의자의 높이를 높이고 의자 좌판을 넓히고 책상과 의자의 강도 기준을 상향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이즈코리아’는 우리 일상생활에 ‘편안함’을 더해왔다. 한국인 인체치수 데이터는 다양한 비즈니스와 접목돼 기업의 ‘혁신’에도 일조하고 있다. 국내 홈쇼핑 기업은 ‘의류 사이즈별 인체 치수 스펙’ 체계를 구축해 의류 상품군 반품률을 감소시켰다. 안경 업체는 머리형상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안경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또 어깨너비, 막대쥔손안둘레, 발너비, 몸통수직길이 등의 데이터는 한국인 체형에 적합한 자전거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헬스케어 기업은 안마의자 설계에 앉은 어깨, 앉은 팔꿈치, 앉은 오금 높이 등의 치수를 적용해 매출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0년 만에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인체치수조사 사업을 실시하고 올해 어린이날을 맞아 2일 ‘사이즈코리아 성과발표회’를 통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10년 전에 비해 키가 최대치에 근접하는 시기가 남자는 16세에서 14세로, 여자는 15세에서 13세로 변화해 우리 아이들의 신체적인 성장이 과거보다 약 2년 정도 앞당겨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발표된 최신 고정밀 인체치수와 3D 형상 데이터는 미래세대의 편의 향상을 위한 제품·공간·서비스 설계와 디자인에 두루 활용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은 모든 산업계를 관통하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대응해 ‘사이즈코리아’는 인체치수조사를 넘어 ‘휴먼 빅데이터’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는 고품질의 인체데이터 확보는 물론 활용을 위한 기반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과 융합한 인체 데이터는 가상피팅 등 패션 분야를 비롯해 건강관리를 위한 헬스케어, 작업보조 및 재활에 필요한 웨어러블 기기 등 신산업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다. 과거 기성복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인체치수 데이터가 미래 산업에 맞춤형 혁신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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