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생' 애플, 비밀 연구소까지?…AI 반격의 서막

임선우 외신캐스터 2024. 5. 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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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위기를 바꿔 보겠습니다. 

애플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아이폰 판매가 1년 전보다 10%나 줄었고, 이에 따라 전체 매출도 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시장 기대치가 워낙 낮았었기 때문에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특히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역대 최대인 1천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매입 계획을 내놓으면서 시선을 돌리는 데 성공했죠. 

하지만 애플을 둘러싼 우려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인공지능 붐에 올라타지 못한 것이 뼈아픈 실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임선우 캐스터와 함께 실적 이면의 애플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새로움이 없고, 판매는 부진하고, 올해 애플이 참 어렵습니다. 

[캐스터]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1분기였습니다. 

먼저 주가 흐름부터 보면 올해 들어서만 10% 넘게 빠졌는데요. 

시총 3조 달러가 코앞이다 외쳤던 게 불과 얼마 전인데, 선두마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빼앗기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판매가 부진한 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캐스터] 

그렇습니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면서 속을 썩였는데요. 

1분기 매출은 10%나 감소했는데,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는 토종업체들에 밀려 점유율은 3위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앵커] 

성장성에도 문제가 있어 보이죠? 

[캐스터] 

그렇습니다. 

10년 가까이 우리 돈 13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인 애플카 프로젝트는, 차 한 대 만들어보지도 못하고 결국 철수하면서 '빅테크 사상 최악의 실패'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고요. 

여기에 안방인 미국부터 유럽까지 각국 규제 당국이 이른바 '빅테크 갑질' 1순위로 애플을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플은 더 이상 혁신을 앞세운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로 전락해버렸다는 굴욕적인 평가까지 나왔는데요. 

줄곧 애플 사랑을 외쳤던 워런 버핏마저 보유 지분을 줄였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 대세 흐름에도 올라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3일) 주제는 '반격의 서막'이라고 하셨잖아요. 

뭐가 있는 겁니까? 

앞으로는 달라진다는 건가요? 

[캐스터] 

인공지능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깜짝 뉴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하나씩 면밀히 들여다보죠. 

먼저 다음 달 있을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 WWDC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차세대 아이폰을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실제로 최근 보도를 보면 애플은 AI 모델 도입을 위해 오픈AI를 비롯해 라이벌인 앤스로픽, 또 구글과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애플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협상력입니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에 뒤쳐진 애플이 경쟁사들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것 아니냐, 결국 남의 기술 빌려다 쓰는 거면 시장 선점을 놓친 것 아니냐 하는 우려도 나오는데,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다른 시각이요? 

[캐스터]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애플은 애플입니다. 

여전히 아이폰과 iOS 운영체제의 시장 지배력이 강력한 데다, 그동안 확보해 온 막대한 이용자 데이터 베이스를 감안하면, 반대로 오픈AI부터 구글까지 줄을 세워 놓고 간을 보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무리 좋은 AI 모델을 개발해도 이걸 사람들이 이용해야 성공인데, 애플은 이용자 확보에 매우 유리한 입장이니까요. 

[캐스터]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애플은 아이폰을 필두로 하드웨어 부문에서 탄탄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거기에 탑재되는 칩부터,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직접 나서고 있는 '올라운더'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인데요. 

시간을 되돌려 보면 과거 인텔로부터 칩을 받아 쓰기도 했는데, 결국은 자체 M 시리즈 칩까지 만들어내면서 야금야금 긴 호흡으로 기술 독립에 성공한 사례도 있고요. 

또 이 맥 제품군에 들어가는 M칩의 경우, 아이폰에 들어가는 A칩 시리즈와 코어 겸용부문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에는 온디바이스, 그러니까 이른바 '인공지능 아이폰' 부문에서도 기술적 독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목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게, 바로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스위스 비밀 연구소에서 힌트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연구소를 구축하고 구글과 메타 등으로부터 인공지능 인재들을 쏙쏙 뽑아 왔는데, 마냥 손 놓고 있지만 않았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게 바로 얼마 전 애플이 내놓은 인공지능 관련 논문 중 하나인데요. 

여기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어떤 성과가 있나요? 

[캐스터] 

핵심만 짚어보면, 우선 AI 모델 경량화에 성공했는데요. 

메타가 내놓은 라마 시리즈를 예로 들면 D램 용량을 굉장히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온디바이스, 그러니까 스마트폰에 적용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애플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애플이 연구 중인 모델은 300억 개 매개변수만으로 이미지를 읽고, 자연어로 설명하는 능력 부문에서 최고 성능을 보였는데, 벤치마크에서는 오픈AI의 챗GPT-4V와 구글 제미나이 울트라 일부를 추월한 것으로도 나타났고요. 

정리를 하면, 애플은 더 가볍고 진화된 AI 모델을 아이폰에 탑재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 자체 모델까지 적용시킬 준비에 이미 나섰고, 또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경쟁사들이 AI모델에만 치우쳐 있다면, 애플은 이를 실질적으로 이용자들이 사용할 아이폰과 같은 디바이스 풀을 이미 오래전부터, 탄탄하게 구축해 놨고요. 

또 기술 독립을 위한 단계도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AI 분야에서 늦게 출발했지만, 기술 개발에 성과가 있고, 이를 탑재할 기기들이 탄탄한 팬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거군요.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은,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혹은 이를 넘어설 다른 디바이스가 나온다고 하면 애플의 이런 지배력도 결국은 약해지는 것 아닌가요? 

[캐스터]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애플 출신들이 만든 스마트기기 스타트업 휴메인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디바이스라며 클립 형태의 AI 핀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야심 찬 목표와 달리, 아직까지 또 앞으로 한동안,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차세대 디바이스가 만들어지긴 힘들 것이란 점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많은 혹평과 함께 굴욕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다른 각도에서 보면, AI핀의 실패는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애플의 지위가 여전히 공고하고, 스마트폰 시대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란 해석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애플이 인공지능 부문에서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짚어보자면, 스마트폰 이전 시대에서 현재로 넘어올 수 있었던 건 데이터 유무의 차이에서 오는데,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이미 수많은 개인 데이터, 그리고 애플리케이션들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도 스마트폰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될 수 있고, 또 데이터 이미그레이션, 즉 이동이 너무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무언가 나올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직은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애플이 현재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서 뒤처진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강력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들의 기술을 활용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이를 자체 기술력으로 대체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게 바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애플의 반격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앵커] 

열어봐야겠지만, 아직 밀봉 상태이기 때문에 기대감이 큰 것 같기도 합니다. 

임선우 캐스터,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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