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서 미군 떠나는 기지에 러시아군 진입…'긴장 속 동거'

김연숙 2024. 5. 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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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미군이 철수 중인 군사기지에 러시아 병력이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제르 군사정부가 앞서 미국과 군사 협정을 파기하고 그간 주둔했던 미 병력 약 1천명 철수를 요구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군사협정 파기는 니아메에서 열린 회의 다음 날 나온 것으로, 당시 미 고위 대표단이 러시아군 주둔 전망과 이란·니제르 간 우라늄 거래 의혹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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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열린 미군 철수 요구 시위대가 니제르와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미군이 철수 중인 군사기지에 러시아 병력이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제르 군사정부가 앞서 미국과 군사 협정을 파기하고 그간 주둔했던 미 병력 약 1천명 철수를 요구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익명의 미군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미군과는 섞이지 않고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 국제공항 옆 101 공군기지에 있는 별도의 격납고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미 CNN 방송도 러시아군과 미군이 적어도 몇 주간 같은 군사기지에 머물며 작전을 수행해왔다고 미군 당국자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군과 미군은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이 그렇게 큰 구역은 아니다"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긴장 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서아프리카 군사기지에서는 물리적으로 지척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니제르 당국은 미 정부에 러시아군 약 60명이 니제르에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수는 확인할 수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로 인해 미군 병력 철수 후 미군 시설의 운명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군 관계자는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미군 철수 작업을 위해 2성 장군이 니제르에 파견됐으며, 니제르 주둔군의 향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선은 독일에 있는 미군 아프리카사령부 본부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사헬지역(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에 속한 니제르에선 지난해 7월 쿠데타로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러시아와 새로운 안보 협정을 맺은 데 이어 올 3월 미국에 군사협정을 파기한다고 발표했다.

군사협정 파기는 니아메에서 열린 회의 다음 날 나온 것으로, 당시 미 고위 대표단이 러시아군 주둔 전망과 이란·니제르 간 우라늄 거래 의혹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한다.

니제르는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선 미국과 서방 등 서방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미국은 공군기지 2곳을 구축, 사헬 지역의 이슬람 극단주의자 공격과 감시용 드론 운영에 활용해왔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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