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연주자 선율엔 특유의 따뜻함 있어… 감동 넘어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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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전공자는 연주를 들으면 얼마나 연습했는지 가늠이 돼요. 그런데 아마추어는 예상이 어려워요. 기초 없이 곧바로 벽돌을 만들고 집을 올리는 거니까요. 한 작품을 연주하기까지 상상할 수 없는 땀과 노력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면 감동을 넘어 경이롭죠."
"1회 때 한 심사위원이 연주를 듣다 울더라고요. 냉정하게 심사하는 일반 콩쿠르에 비해,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아마추어 콩쿠르만이 가지는 매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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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대별 4개 부로 나눠 경연
“생업 따로 두고 진심다해 연주
시니어부 심사하다 우는 분도”
“클래식 전공자는 연주를 들으면 얼마나 연습했는지 가늠이 돼요. 그런데 아마추어는 예상이 어려워요. 기초 없이 곧바로 벽돌을 만들고 집을 올리는 거니까요. 한 작품을 연주하기까지 상상할 수 없는 땀과 노력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면 감동을 넘어 경이롭죠.”
한국 피아니스트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세계 무대 곳곳에서 활약하는 K-클래식 시대에 아마추어 피아노 콩쿠르는 어딘가 초라하고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1회 때부터 올해 3회까지 스타인웨이 아마추어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배(사진) 전 추계예대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1일 서울 서초 스타인웨이 갤러리에서 만난 김 전 교수는 “피아노를 몇십 년간 쳐왔던 전공 교수들이 봐도 깜짝 놀랄 정도의 실력자가 많다”며 “우리가 참가자들이 피아노 치는 수준만큼 그분들의 본업을 수행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놀라움을 금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오는 11·12일 양일간 열리는 콩쿠르는 15세 이상이면 참가 가능하다. 학생부(15∼25세), 청년부(26∼35세)와 함께 일반부(36∼49세), 시니어부(50세 이상)가 있다는 것이 30대 중반부터 문이 닫히는 프로 콩쿠르와 큰 차이다. 김 전 교수는 시니어부를 “콩쿠르의 하이라이트”라며 “전문 피아니스트들도 그 나이가 되면 기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생업이 따로 있는 일반인들이 암보(악보 외우는 것)를 하고, 진심을 다해 연주하는 건 감동”이라고 말했다.
“1회 때 한 심사위원이 연주를 듣다 울더라고요. 냉정하게 심사하는 일반 콩쿠르에 비해,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아마추어 콩쿠르만이 가지는 매력이에요.”
사실 김 전 교수 본인도 음악대학을 나오지 않았다.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했지만, 피아니스트 길에 매진했다. 김 전 교수는 “‘어떤 직업을 가지든 피아노를 칠 줄 알면 멋있을 것’이라는 어머니 권유에 4세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며 “고2 때 음악을 하지 않으면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모한 선택을 했다”고 회상했다. 예고, 음대라는 일반적인 경로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을까. 그는 “어떤 일이건 헛된 시간은 없다”며 “연주는 인생의 축적이기에 나의 모든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전문 피아니스트들이 공연할 때 연주하는 스타인웨이 D-274(3억9500만 원)를 연주한다. 입상하면 프로들도 한 번 서기 힘든 부천아트센터 무대에서 연주 기회를 갖게 된다.
콩쿠르 참가자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김 전 교수는 손사래를 쳤다. “그저 예술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끼는 즐거움을 보다 많은 사람이 느꼈으면 합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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