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이폰 기본 검색 엔진 되려고 애플에 27조원 줬다

세기의 반독점 소송...연말 결론날 듯

구글 검색창./로이터 연합

글로벌 최대 검색 엔진 사업자인 구글이 자사의 검색 엔진을 아이폰 기본 설정으로 탑재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약 27조 50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글 반독점 소송에서 공개된 문서에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21년 애플에 180억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한 해만에 지급액이 20억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고 있는 구글 반독점 소송은 미 법무부가 구글이 삼성·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무선사업자들에게 대가를 지불하며 자사 검색 엔진을 기본으로 탑재하게하고, 경쟁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불법적으로 제한했다며 제기한 소송이다. 앞서 미 법무부는 구글이 2021년 PC와 모바일에서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되기 위해 제조사에 263억 달러를 사용했다는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애플과 구글은 지난 2002년 아이폰에서 구글 검색엔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하고, 이후 검색 광고로 얻은 수익을 공유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계속해서 구글의 검색 엔진을 기본 서비스로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광고 수익의 36%를 구글로부터 받아온 것이다. 앞서 빙 검색 엔진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재판에서 “아이폰의 기본 검색 엔진이 되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지만, 애플은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특히 미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 엔진에서의 지배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 구글이 미래 인공지능(AI) 기반 도구에서도 시장을 장악하며 경쟁을 저해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해당 재판은 오는 3일 양측의 최후 변론만을 남겨두고 있다. 향후 이르면 수주, 늦게는 수개월 안에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규제 당국이 최근 반독점 문제로 애플, 아마존, 메타 등을 고소한 가운데 구글의 사례는 법적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구글에 사업부 해체를 주문할 가능성은 낮지만, 구글의 사업에 제한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