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평가받은 김민재, 뛰지도 못한 이강인…'별들의 전쟁' UCL 무대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정승우 2024. 5. 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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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 벽은 생각보다 많이 높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이 지난 1일과 2일(이하 한국시간) 연달아 열렸다.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파리 생제르맹(PSG)의 소속팀 경기였기에 큰 관심을 모았다.

먼저 뮌헨은 1일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김민재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누사이르 마즈라위, 에릭 다이어, 요주아 키미히와 함께 포백을 구성해 합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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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고 수준 팀들이 겨루는 챔피언스리그인 만큼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 이번 발롱도르 수상이 유력한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을 필두로 브라질 공격 듀오 비니시우스 주니어, 호드리구가 공격에 포진했다. 중원엔 패스를 찔러줄 토니 크로스와 직접 공을 운반, 슈팅까지 가능한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자리했다.

김민재의 '악몽'이 시작됐다.

경기 초반 뮌헨이 더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선제골은 레알이 터뜨렸다. 전반 24분 크로스가 전방을 향해 침투 패스를 찔렀고 튀어나온 김민재를 무너뜨린 비니시우스가 빠르게 박스로 쇄도했고 비니시우스는 순식간에 일대일 찬스를 맞았다. 그는 곧바로 슈팅,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전 뮌헨이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8분 리로이 자네가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박스 안까지 진입하더니 왼발 기습 슈팅을 때려 레알 골망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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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탄 뮌헨이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12분 자말 무시알라가 박스 안에서 발베르데의 반칙으로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 킥을 선언, 키커로 나선 해리 케인이 득점에 성공했다.

뮌헨의 승리가 코앞에 있던 상황, 다시 김민재의 실수가 나왔다. 그는 박스 안에서 위협적으로 공을 소유해 달려들어가던 호드리구를 과도하게 잡아 넘어뜨렸고 주심은 지체 없이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가 침착하게 골을 만들었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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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 김민재는 추가시간 제외 90분을 소화하면서 패스 성공률 97%(72/74), 공격 지역 패스 10회, 롱 패스 정확도 100%(1/1), 볼 뺏김 0회, 가로채기 3회, 수비적 행동 4회, 회복 3회 등을 기록했다. 무난한 기록이다. 전반전 판단 실수와 후반 막판 페널티 킥을 허용하는 대형 사고를 치며 이날 무승부의 원흉으로 지목받았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수비 실수를 꼬집었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김민재는 두 번의 상황에서 탐욕이 과했다(greedy).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너무 일찍 움직였고 토니 크로스의 패스를 놓쳤다. 그는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라며 김민재를 콕 집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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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인터뷰에서 '탐욕(greedy)'이라는 단어는 보통 지나치게 골 욕심을 낸 공격수를 이야기할 때 나오는 단어다. 수비수에게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어 투헬은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도 다른 실수가 나왔다. 수비와 공격의 숫자는 5-2였고 우린 충분한 수비가 있었다. 호드리구를 그렇게 지나치게 막아낼 필요 없었다. 다이어가 도움을 주기 위해 접근한 순간, 김민재는 호드리구를 넘어뜨렸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실수로 인해 처벌받았다. 축구에선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 털고 나아가야 한다"라고 전했다.

최악의 경기를 펼친 김민재는 이제 2차전에서 똑같은 상대를 만나야 한다. 부진을 털어내고 반전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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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2일, 이번엔 PSG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홈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로 향했다. 1차전 결과는 PSG의 0-1 패. 도르트문트의 홈구장은 81,365의 관중이 들어서는, 독일에서 가장 큰 축구 경기장이자 유럽에서는 캄 노우, 웸블리 스타디움,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이어 4번째로 큰 축구 경기장이다.

지난 몇 시즌 평균 관중 수는 8만 명이 넘었으며 평균 좌석 점유율은 95%를 넘는다. 팬들의 열기는 그 어느 팀보다 뜨겁기로 유명하다. 통계 전문 매체 '폿몹'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엔 81,365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만원' 관중이다.

PSG는 두렵기로 유명한 적지에서 1차전 득점을 만들어야 2차전을 포함한 180분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팀의 패배를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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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선제 실점 이후 별다른 전술 변화 없이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아무런 전술 수정도, 선수 변화도 주지 않았다. 

PSG의 공격에선 답답함이 이어졌다. 공격진은 도르트문트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엔리케 PSG 감독은 교체 카드를 아꼈다. 후반 20분 바르콜라 대신 랑달 콜로 무아니를 투입하긴 했지만, 추가 교체 카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지난 맞대결에서 이강인이 부진했던 탓일까. 이 경기 엔리케 감독의 구상에 이강인은 없는 모양이었다. 경기는 그대로 0-1 패배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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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도르트문트와 맞붙었던 PSG는 이강인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당시 비티냐, 자이르 에머리와 중원에서 합을 맞췄던 이강인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를 펼쳤다. 슈팅 3회를 시도했고 패스 성공률 79%를 기록했지만, 빅 찬스 미스 1회, 볼 경합 패배 8회를 기록하는 등 크게 눈에 띄진 않았다.

단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다. 엔리케 감독은 이 경기 전까지 리그 3경기에서 이강인의 체력을 철저히 관리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선 결장했다. 또한 부상 교체를 제외한 교체 카드는 단 한 장만 사용했다.

이강인 이외에도 최근 좋은 득점 감각을 보여왔던 공격수 곤살루 하무스도 철저히 외면당했다. 하무스는 지난 4월 22일 올랭피크 리옹과 맞대결에서 2골, 28일 르 아브르와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의 선택은 랑달 콜로 무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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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수는 보기 힘든 '졸전'을 펼쳤고, 다른 한 선수는 그라운드를 밟지도 못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의 벽은 높았다. 그러나 아직 준결승은 끝나지 않았다. 이 두 선수가 나란히 2차전에 나서서 팀의 결승 진출을 도울 수 있을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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