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대 둔화? 장바구니 물가와 괴리…OECD, 韓 성장률 2.6%로 상향 [한강로 경제브리핑]

김수미 2024. 5. 3. 07: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물가 2%대 둔화라는데...체감 못하는 ‘장바구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3% 밑으로 떨어졌다. 사과와 배, 채소류 등 신선식품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장바구니 물가와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1월 2.8%에서 2·3월 연속 3.1%를 기록했다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상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0.6% 상승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축산물(0.3%), 수산물(0.4%)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이 20.3% 오른 여파다.

농산물은 전체 물가상승률을 0.76%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외식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 물가의 기여도도 0.95%포인트 작용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는 1년 전보다 2.2% 오르면서 전달(2.4%)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2%대 물가상승에도 생활물가지수가 3.5% 오르면서 실생활에서 체감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 3.7%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1% 오르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신선채소가 12.9% 올랐다. 

신선과실(과일) 물가도 38.7% 오르면서 3월(40.9%)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사과 가격은 80.8% 올랐고, 배는 102.9% 상승했다.

특히 배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5년 1월 이후로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공 심의관은 “정부의 긴급안정자금이 지원되기는 하지만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되지 않겠나 싶다”고 내다봤다.

당국은 근원물가 안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크고 기상 여건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2%대 물가’ 안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김웅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둔화하겠지만, 유가 추이나 농산물 가격 강세기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OECD,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2.6%로 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역시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와 함께 회복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OECD는 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월 전망치가 2.2%였는데 3개월 만에 0.4%포인트나 올려 잡았다. 이는 정부(2.2%), 한국은행(2.1%), 국제통화기금(IMF·2.3%) 등 2%대 초중반을 예상한 국내외 주요기관의 눈높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OECD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20개국 중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이상인 국가 중 미국(2.6%)과 함께 가장 높다.

OECD는 “한국 경제는 일시적 소강 국면에서 벗어나 성장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미약했던 내수도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와 함께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한국의 2025년 성장률(2.2%)도 종전 대비 0.1%포인트 올려 잡았다.

현재 3% 안팎인 물가상승률도 연말로 가면서 점진적으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2.6%로 예측해 종전보다 0.1%포인트 내려 잡았고, 2025년에는 통화 당국의 목표 수준(2.0%)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1%로 2월 전망 대비 0.2%포인트 올렸다.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제시하며 종전보다 0.5%포인트 상향했고, 중국도 4.9%로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반면 일본은 2월 전망치(1.0%)보다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쪼개기 상장’ 등 지배구조도 공시 권고

금융당국이 이른바 ‘쪼개기 상장’ 등 지배구조 사안을 공시에 담는 등의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등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참여 기업 스스로 어떤 내용을 담아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할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당국은 이달 중 상장사에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준비된 기업부터 공시에 나설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연 1회 주기적 공시가 권장됐다.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영문 공시 병행이 권장됐고, 예고 공시도 할 수 있다.

기업가치 제고계획에는 사업부문별 투자, 연구·개발(R&D)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 처분 등 미래에 실행할 중장기 계획을 담도록 권고됐다.

금융위는 기업이 공시한 목표 또는 계획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해도 거래소 규정에 따른 면책제도를 적용해 불성실 공시 제재를 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주의 문구 등을 명시해야 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재무지표상 현황도 계획에 담도록 권고됐다. 금융위는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 같은 투자지표를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배구조 등 비재무 지표도 선택해 담을 수 있다. 가령 쪼개기 상장 이슈가 있으면 모회사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계획을 설명하거나 지배주주가 비상장 개인회사로 이익을 빼돌리는 터널링 이슈가 있다면 이해 상충 우려를 해소할 사실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