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또 하락 ‘추가격리’ 절실

하지혜 기자 2024. 5. 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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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후 약세 지속
시장 불안 탓 조곡 거래 부진
지역농협 “막대한 재고 부담”
15만t 매입 등 정부대책 촉구
이미지투데이

최근 산지 쌀값이 줄곧 내림세를 타면서 단경기(7~9월) 쌀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운영하는 전국 지역농협 조합장들은 정부에 농협 재고 15만t 매입 등 추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5일자(20㎏들이 한포대당 5만4388원) 신곡 가격이 발표된 이후 계속 하락하다가 2월 중순부터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2월초 정부가 농협 등 민간 신곡 재고 5만t을 추가 매입하는 내용의 쌀값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은 영향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3월25일자(4만8192원) 쌀값이 전순기보다 0.3% 하락한 데 이어 4월5일자(4만7926원) 가격이 전순기 대비 0.6% 떨어지며 낙폭이 커졌다. 쌀값 하락률은 4월15일자(4만7868원) 0.1%로 감소했다가 4월25일자(4만7608원)에 다시 0.5%로 커졌다. 80㎏들이로 환산하면 19만432원이다. 여기서 가격이 0.2% 넘게 더 떨어지면 쌀값 19만원선도 무너진다.

산지에선 쌀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지유통업체의 재고 부담과 소비 부진으로 역계절진폭(단경기 쌀값이 전년 수확기보다 떨어지는 현상)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농협은 민간업체가 벼 매입을 미루면서 역대 최대치인 200만1000t을 매입했다. 전년보다 20.7% 많은 양을 떠안으면서 극심한 재고 부담을 겪는 상황이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3월말 기준 농협 재고는 90만2000t으로 전년 같은 기간(71만5000t)보다 26.2% 많다. 지금 추세대로면 9월말 농협 재고는 평년보다 12만8000t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값 하락 전망에 대한 매입 주체간 눈치보기로 조곡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으면서 벼값은 약보합세를 띠었다. 최근 평균 벼 거래 가격은 40㎏들이 한포대당 5만9000원∼6만원으로 지난해 농협 평균 매입가인 6만3900원대를 밑돈다. 2022∼2023년 역계절진폭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농협은 올해도 적자 경영을 우려했다. 농협RPC의 적자 규모는 2022년 1533억원, 지난해 117억원을 기록했다.

한 농협RPC 관계자는 “조만간 모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인데도 재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과거 같은 손실을 우려한 농협RPC들이 투매에 나설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쌀값이 더 하락하기 전에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농협RPC전국협의회는 4월29일 개최한 ‘2024년 정기총회’에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협의회는 “정부의 해외 원조용 민간 재고 10만t 매입에도 쌀값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2023년산 쌀 계절진폭(수확기 대비 단경기 가격이 오르는 현상) 형성을 위해 농협 재고 15만t을 추가 매입하는 등 쌀값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조속히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쌀 적정 생산 대책 확대와 일관된 추진 ▲단독 RPC에 정부의 고품질쌀유통활성화사업 신청 자격 부여 ▲공공비축용 산물벼 매입 대행 농협RPC의 가공 허용 등을 건의했다.

총회에 참석한 최명철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적정 계절진폭 형성을 위한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농협경제지주는 산지 농협의 재고 부담 완화와 시장 불안감 해소를 위해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벼 매입자금 5000억원에 대한 지원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2∼3월에도 벼 매입자금 4000억원을 특별 지원한 데 이어 추가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RPC는 농민 실익 증대와 쌀산업 경쟁력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며 “양곡사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벼 매입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쌀 소비 촉진 운동을 적극 전개하는 등 농협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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