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돌아가려다 발목 잡힌 ‘文정부 검찰총장’

방극렬 기자 2024. 5. 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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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윤리위, 김오수 재취업 불허 “업무상 영향력 행사 가능성 높아”
김오수 검찰총장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이던 김오수 전 총장이 과거 근무했던 로펌에서 일하겠다면서 취업 심사를 신청했지만, 정부는 김 전 총장이 검찰에서 처리했던 일과 해당 로펌에서 맡을 업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취업을 불허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달 김 전 총장이 법무법인 화현에서 변호사로 근무하겠다며 낸 취업 신청에 대해 불승인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4급 이상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 3년 이내에 민간 기업이나 로펌에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의 취업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직자윤리위는 김 전 총장이 퇴직 전 5년간 검찰에서 처리한 업무의 성격·비중과 처리 빈도, 화현에서 담당할 업무의 성격을 고려할 때 취업 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화현은 김 전 총장이 법무부 차관에서 퇴임한 뒤 검찰총장이 되기 전 몸담았던 곳이다. 김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6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법무부 차관을 지내며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보좌했다. 김 전 총장은 차관에서 물러난 후 2020년 9월부터 화현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화현에서 최대 월 2900만원의 고액 자문료를 받았는 데다, 화현에서 수임한 22건 중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져 ‘전관(前官) 특혜’ 논란이 일었다. 두 사건 모두 김 전 총장이 법무부 차관으로 근무하면서 주요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것이다. 금융감독원 추산으로 라임 펀드는 4000여 명에게 1조5000억여원, 옵티머스 펀드는 800여 명에게 5000억여원의 피해를 줬다. 당시 법조계에선 “전관예우를 노리고 김 전 총장을 선임한 것” “명백한 이해 충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 전 총장은 이런 논란에도 2021년 5월 검찰총장으로 임명됐고, 정권 교체를 앞둔 2022년 5월 퇴임했다. 이후 2년 만에 다시 화현에 변호사로 취업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이다. 공직자윤리위는 이날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 60건을 공개하면서, 김 전 총장을 비롯한 전직 공직자 3명에 대해 “재취업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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