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영감 얻어 멜로디 술술술 ♪♬

김진형 2024. 5. 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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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꿈꾸는 어린이 작곡가
3년간 76곡 만든 9세 박지안
첫 동요집 ‘동요랑 동시랑’ 출간
유튜브 채널 조회수 1만회 돌파

“새빨간 루비같은 싱그러운 앵두/익은 앵두 한 알 따서 씻으러 가자/(중략)/싱그러운 봄날이 지나가면은/싱싱한 여름날이 불어옵니다” (박지안 작사·곡 ‘새빨간 루비같은 싱그러운 앵두’)

7살 때 작곡을 시작해 3년간 76곡을 작곡한 9세 꼬마 작곡가가 있다. 이달 첫 동요집 ‘동요랑 동시랑’ 출간을 앞둔 박지안(춘천 교동초 3년) 어린이 이야기다. 마당에서 앵두를 따다 흥얼흥얼 멜로디를 부르며 작곡을 시작한 박지안 어린이는 당시 피아노를 배우지 않았지만 멜로디언으로 음을 하나 하나 짚어가며 이 곡을 완성시켰다고 한다.

▲ 박지안 어린이가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올해는 한국 최초의 창작 동요 ‘반달’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K팝과 트로트가 대세라지만 동요는 여전히 아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동심을 전하며 푸르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어린이날(5일)을 앞두고 박지안 어린이와 인터뷰를 가졌다.

박지안 어린이가 ‘새빨간 루비같은 싱그러운 앵두’를 시작했을 때, 가족들은 장난식으로 “천재가 나왔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 그 말은 점차 사실이 됐다. 하늘을 보며 무언가를 떠올려 곡을 만들었고, 피아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작곡 속도를 높여 나갔다. 점차 반주나 화음을 알아가며 음악의 폭을 넓혔다.

“동요 만들 때 멜로디가 술술 떠오르고 완성도가 높을때 기분이 좋아요. 학교에서 특별한 일이 있거나 집 마당에서 앵두를 땄을 때, 태권도 학원에서 태권도를 배울 때, 여러가지 사소한 일에서 영감을 따 오는 것 같아요.”

▲ 박지안 어린이가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박지안 어린이는 지난해 텐스푼 음악축제를 통해 담작은 도서관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최근에는 소양강댐 용너미길 축제 현장에서 열린 ‘K-water 온세대 동요페스티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오선지에 악보를 그리고, 시적인 가사를 직접 쓴 뒤에 오타를 확인하는 일까지 모두 스스로의 몫이다. 어머니 정미란 씨는 “처음에는 아이가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연습 때보다 더 잘해 놀랐다. 아이가 가사를 쓰거나 곡을 만드는 수준이 매주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부모에게 마찬가지이겠지만 정미란 씨 가족에게 ‘지안’이는 특별한 아이다. 결혼 후 10년만에 어렵게 가졌다. 인천의 한 빌라에서 거주하다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자라게 하고 싶어 2018년 춘천으로 이주했다. 작은 빌라에서 고양이 4마리와 함께 살다 보니 단독 주택이 필요했고, 마침 춘천에 마당이 있는 주택을 알아본 후 바로 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마당 자연 환경은 이후 아이의 감성을 키워주는 쉼터가 됐다.

창작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박지안 어린이도 가사나 멜로디가 막혀 답답할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럴 때면 마당의 강아지와 고양이가 좋은 휴식처다. 함께 놀다 보면 어느새 시름을 잊는다.

“음악이 안풀릴 때는 뭔가 답답한 마음이 들어요. 그럴 때는 바람도 느껴보고 여러 가지 음악을 들어보면서 멜로디를 떠올려요.”

꼬마 작곡가의 곡은 유튜브 채널 ‘지안음악동화’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노래 실력이 부담돼 같은 학교 6학년 학생이 녹음을 도와줬고, 이후 중고 거래 어플을 통해 대학생 보컬을 섭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박지안 학생이 직접 곡을 부르기도 했다.  ‘자동차’, ‘구름’ 등의 곡은 벌써 조회수 1만 회를 넘겼다.

▲ 박지안 어린이가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동요는 어린이가 편하게 부를 수 있고 멜로디도 좋아요. 친구들에게도 들려준 적 있었는데 잘 만들었다고 칭찬받았어요. 이번에 나오는 동요집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HOT의 ‘캔디’를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은 박지안 어린이가 동요를 좋아하는 이유다.

부모의 바람은 단순하다. 딸이 즐겁고 하고 싶을 때까지만 잘 해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멋진 노래를 만들어 아이유 언니 같은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는 박지안 어린이의 꿈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소중한 아이를 유리같이 여겨요/행복한 아이로 커가게 해주세요/부모는 아이를 아픔 주지 않아요/언제나 소중한 가족이 되어요.”(박지안 작사·곡 ‘아이들의 세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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