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본 ‘여린 영혼’의 박성훈…‘유퀴즈’ 눈물 흘릴 만 했네[스경X현장]

하경헌 기자 2024. 5. 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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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성훈. 사진 BH엔터테인먼트



눈물을 흘린 만도 했다. 지난 1일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배우 박성훈의 방송분에 관한 이야기다. 늘 안방에서 악역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이의 눈물이었기에 많은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박성훈의 모습을 접할 몇 안 되는 기회에서도 그의 이러한 심성을 볼 수 있는 모습은 여럿 목격됐다. 비록 인터뷰로는 형상화할 수 없었지만, 인상적이었던 그의 여러 모습들을 정리해본다.

박성훈은 지난 1일 방송된 ‘유퀴즈 온 더 블럭’ 242회에서 1세대 여성 조경가 정영선,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박재한)과 함께 출연했다. 초반 MC 조세호의 결혼소식을 전하는 부분도 있어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더욱 화제가 된 것은 박성훈의 ‘눈물’이었다.

방송 당시 유재석은 박성훈이 재벌이나 부잣집 출신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 소개했고, 박성훈은 1998년 IMF 이후 힘들어진 가정사를 고백했다. 군 복무 당시에는 어머니가 용돈을 걱정해 휴가를 만류하는 말에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배우 박성훈. 사진 BH엔터테인먼트



또한 아르바이트와 연극 무대로 이어간 무명시절에 신용카드 배달 업무를 하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졌던 사연을 언급하면서 눈시울을 붉혀 안타까움을 안겼다. 그의 분량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최고 10.2%의 시청률을 올리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자는 박성훈을 두 번 만났다. 지난해 방송된 ENA 드라마 ‘유괴의 날’ 출연 기념 서면 인터뷰였고, 두 번째가 이번 ‘눈물의 여왕’ 인터뷰였다. 그는 인터뷰 시작부터 라운드 인터뷰에 참여한 매체들에게 모두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 중간 몇몇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전재준과 윤은성 역할의 차이를 설명하며 연기를 직접 시연했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라는 대사를 전재준의 방식은 맨 끝 ‘요’라는 단어에 강세를 준다고 하고, 윤은성은 앞쪽 ‘뭐’에 강세를 준다고 말하던 중 복식호흡으로 대사를 내질러 참석한 기자들 몇몇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배우 박성훈 ‘눈물의 여왕’ 출연 장면. 사진 tvN



하지만 이는 특정 시간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박성훈은 그 이후로도 기자가 대기실에서 두 시간대를 더 지내는 동안 두 번이나 같은 발성을 선보였다. 홍보 담당자에게 묻자 “모든 시간에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다”는 답이 돌아왔다. 짓궂은 장난은 아닌 듯하고, 자신의 연기 차이를 독특하게 선보임에 있어 차등을 두면 안 되겠다고 느끼는 그의 배려(?)가 느껴졌다.

막바지에도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이미 유튜브 웹 예능 토크쇼 ‘살롱드립 2’에서 자신이 ‘운세 중독증’에 빠진 상황을 고백했던 박성훈은 인터뷰 당일 날짜에 대해 “꽃이 피는 수”라며 좋아했다. 하지만 정작 인터뷰가 엠바고를 거쳐 나오는 날짜가 1일이라고 지적하자 1일 운세를 찾아보고는 “스트레스가 있다”면서 “이렇게 열심히 이야기했는데 좋게 써주세요”하면서 하소연해 좌중을 웃겼다.

배우 박성훈(왼쪽 아래)이 출연한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1일 방송 장면. 사진 tvN



어쨌든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운세를 열심히 찾아보던, 바꿔 말하면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처한 박성훈의 운세를 핸드폰에서 찾아보던 손끝은 떨리고 있었다. 그런 작은 행동을 옆에서 지켜봤을 때, 이 사람의 여린 마음이 단지 연기로 포장된 것이 아닌 진짜 기질적인 부분에서의 발로였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어쨌든 박성훈은 이번 윤은성,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이 역할을 마지막으로 ‘악역을 수납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각종 예능을 통해 보인 재미있는 모습도 앞으로 보이겠다고 밝혔다.

어쩌면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의 진솔한 모습은 그 신호탄과도 같다. 이 기사를 보고 계실 전국의 많은 방송작가, 특히 예능 PD 여러분들. 박성훈은 편하게 떠나는 여행 예능이나 리얼리티의 경우에는 도전해볼 의사가 있다고 한다.

어서 와서 이 예능 원석의 가치를 빛내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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