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AI에 발등 찍혔다”...반도체 대장주 급락에 울어버린 서학개미
목표가 최저 175달러까지 ‘뚝’
엔비디아도 주가 4% 떨어져
‘한국 매수 2위’ 반도체 3배 ETF
불안감 확산에 한달 25% 급락
‘제2 엔비디아’를 꿈꾸는 AMD가 내놓은 AI용 반도체 실적 목표치가 시장 기대를 한참 밑돈 탓에 관련주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등 투자 심리가 흔들린 탓이다.
월가는 앞다퉈 AMD 목표가를 낮추는 한편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관심을 돌리는 분위기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는 8.91% 급락해 144.27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0% 급락한 상태다.
전날 장 마감 후 AMD 경영진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 AI용 반도체 매출 전망치를 4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제시한 금액(35억달러) 보다 늘어난 수준이지만, LSEG 등 금융정보업체들이 집계한 월가 기대치(60억~100억달러)를 대폭 밑도는 수준이다.
AMD가 제시한 올해 2분기(4~6월) 실적 전망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회사 경영진은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전분기보다 두 자릿 수 이상 증가율을 기록하겠지만 PC 부문은 한 자릿 수 증가율에 그치고 임베디드 매출은 제자리 걸음할 것이고 게임 부문 매출은 30%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월가는 앞다퉈 AMD 12개월 목표가 하향에 나섰다. 씨티그룹은 AMD 목표가를 기존 192달러에서 176 달러로, 미즈호 증권은 기존 235달러에서 215 달러로 낮췄다. 파이퍼샌들러는 195달러에서 175달러로 10% 이상 하향 조정했다.
AI용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기대가 현재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점이 공통된 이유다. 앞서 올해 초 미국 투자사 노스랜드캐피털의 거스 리처드 연구원은 “AMD에 대한 투자 의견을 ‘아리송한 등급’으로 하향한다”면서 “도대체 어느 등급으로 매길지 알 수 없을 만큼 투자 기대가 비이성적으로 과열된 상태여서 제대로 된 목표가를 산청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도 주가가 각각 4% 가량 떨어지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54% 끌어내렸다. AMD 와 같은 시기 실적을 발표한 AI용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올해 1분기 매출(38억5000만달러)이 작년 동기 대비 3배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월가 기대치(39억5000만달러)를 밑돌면서 실망감을 야기한 탓이다. 1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회사 목표 주가를 기존 1200달러에서 1090 달러로 낮췄다.
한 달 새 AI용 반도체 투자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은 25% 넘게 급락했다.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약 7% 하락했다. SOXL 은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르는 고위험·고수익 레버리지 상품이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해당 ETF 는 최근 한 달 간 한국 투자자 순매수 2위(1억100만달러·약 1391억원)에 올랐다.
2일 한국증시에서는 반도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보다 0.65% 상승한 반면 SK하이닉스는 0.34%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AI용 반도체 매도 심리를 피해가지 못한 반면 삼성전자는 퀄컴 호실적 영향으로 매수세가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일 뉴욕증시 마감 후 미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 기업인 퀄컴은 월가 기대를 웃도는 실적 전망치를 발표했다. 경영진이 제시한 2분기 주요 실적 전망을 보면 매출은 88억~96억달러, 1주당 조정 순이익(조정 EPS)는 2.44달러로 월가 전망치(매출 90억5000만달러·EPS 2.33달러)를 넘어섰다.
1분기 호실적과 관련해 회사 경영진은 “차량용 반도체 부문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5% 늘었고, 첨단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중국에서 강세를 보인 결과 올해 1분기 중국 관련 매출도 40% 늘었다”면서 “안드로이드폰 시장은 당분간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뉴욕증시에서는 그간 AI 투자 열풍에서 다소 소외됐지만 배당 수익률이 높은 반도체 관련주가 관심 받는 모양새다. 주가 반등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종목은 퀄컴(배당 수익률 2.0%)과 시스템 반도체 아날로그디바이스(ADI·1.8%), 차량용 반도체 NXP 반도체(NXPI·1.7%), 통신용 반도체 브로드컴(AVGO·1.6%) 등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장기업들 평균 배당 수익률은 1.3% 다. 씨티그룹은 최근 고객 메모를 통해 “미국 기술 기업 마저 배당을 늘리는 추세인 바 지금은 사업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 중에서 배당 수익률이 높은 기업을 선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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