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하도 많이 오니까…” 경남 남해도 ‘벌마늘’ 확산 비상

최상일 기자 2024. 5. 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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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찾은 경남 남해 일대 마늘논에선 '벌마늘'을 쳐다보며 탄식하는 농민들이 수두룩했다.

현장을 함께 찾은 박대영 남해농협 조합장은 "남해에서도 많은 농가가 벌마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마늘 소비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벌마늘까지 확산세를 보이며 농가소득에 큰 타격을 주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고령화로 재배면적이 주는데,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점점 늘어나니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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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남 이어 피해 점점 늘어
잦은 비와 고온 등 영향…병충해도 ↑
품위 저하로 농가소득 ‘직격탄’ 우려
“재해 인정해 피해 보전 대책 마련을”
박대영 경남 남해농협 조합장(오른쪽)과 이덕락 NH농협 남해군지부 농정지원단장(왼쪽)이 2일 남해읍 심천리 정영범씨의 마늘논을 찾아 벌마늘 피해 현장을 살펴본 뒤 향후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남해 마늘논에서 2차 생장 중인 마늘. 원줄기 사이로 잔머리처럼 여러개의 싹이 삐죽삐죽 솓아나 있다.

“비가 하도 많이 오니까 안되는기라. 비가  자꾸만 오니까…”

2일 찾은 경남 남해 일대 마늘논에선 ‘벌마늘’을 쳐다보며 탄식하는 농민들이 수두룩했다. 벌마늘은 마늘 줄기가 생장을 멈추지 않는 이른바 ‘2차 생장’으로 인해 마늘쪽 개수가 두배 이상 많아지는 현상이다.

제주·전남에 이어 남해에서도 벌마늘 피해가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농가와 농협, 관계 기관 등이 대응을 위해 긴장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2500평 규모로 마늘 농사를 짓는 정영범씨(58·남해읍 심천리)는 “30년 넘게 마늘을 재배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비가 하도 자주, 많이 온데다 기온이 높아 지온도 올라가니까 어떻게 손쓸 도리가 없었다”고 한탄했다.

“여기 좀 보소. 저기도. 저기도.” 정씨가 손으로 가리키는 마늘논 곳곳은 원줄기 말고도 잔머리처럼 여러개 줄기가 삐죽삐죽 솟아난 벌마늘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2차 생장으로 줄기가 갈라진 벌마늘(왼쪽)과 정상적으로 자란 마늘.
박대영 남해농협 조합장이 벌마늘(왼쪽)과 정상적으로 자란 마늘을 비교하며 보여주고 있다.

인근 농가 전영청씨(77)는 “벌마늘도 벌마늘이지만, 비가 하도 많이 와 각종 병충해도 기승을 부린다. 올해 수확이 참 걱정스럽다”고 했다.

현장을 함께 찾은 박대영 남해농협 조합장은 “남해에서도 많은 농가가 벌마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마늘 소비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벌마늘까지 확산세를 보이며 농가소득에 큰 타격을 주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고령화로 재배면적이 주는데,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점점 늘어나니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벌마늘은 먹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상품성을 상실하거나 떨어져 헐값에 팔린다. 농가는 소득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남해군농업기술센터는 4월30일과 5월1일 양일간 남해군 8개 읍면 마늘 포장을 대상으로 긴급 현장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남해읍·이동면 등 심한 곳은 벌마늘 피해가 20%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점점 확산하는 모양새다. 남해군농기센터 마늘팀 관계자는 “현재 2차생장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향후 피해는 더 확산돼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런 피해를 재해로 인정하고,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앞서 2020년 전남에선 644㏊ 규모의 밭에서 벌마늘 피해가 발생해 재해로 인정받았던 바 있다. 

한편 남해군은 3일 오후 군수 주재로 지역농협 조합장 등이 참석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농가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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