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박성훈 "배우로서 만족도 최상" [인터뷰]

임시령 기자 2024. 5. 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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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 박성훈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자신의 이름보다 작품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 박성훈에겐 '전재준'은 고유명사가 됐다. 수식어를 지우기보다 함께 가길 택한 박성훈. '눈물의 여왕'에서도 빌런 소화력으로 입증하며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하는 중이다.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은 3년 차 부부 퀸즈 그룹 재벌 3세 홍해인(김지원),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김수현)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박성훈은 극 중 월가 애널리스트 출신 M&A 전문가 윤은성 역을 맡았다. 홍해인을 향한 뒤틀린 애정과 소유욕을 가진 인물로, 최후엔 총을 맞고 사망한다.

이번 역할은 박성훈이 맡았던 '더글로리' 전재준과 사뭇 다른 결의 캐릭터였다. 같은 악역이었으나, 변주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박성훈은 "일단 외적인 부분에서 윤은성은 젠틀하고 포멀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또 감정을 꾹 눌러 일정한 톤을 유지하려고 했다. 화를 내는 방식에 있어서도 위협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윤은성의 위협적인 모습은 홍해인과 백현우가 함께일 때 발현됐다. 두 사람의 방해꾼인 윤은성은 후반부 광기 어린 모습으로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한 바다. 박성훈은 "16부 대본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다. 홍해인에게 총을 겨누며 '죽여서라도 데려갈 거야'라는 대사가 있다. 이승에 놓고 가면 백현우랑 있을 테니 함께 하기 위해 같이 죽자는 얘기다. 여러 군상의 사랑이 있을 테지만 이런 뒤틀린 사랑도 있겠다 싶었다. 이런 사랑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결국 사망 엔딩으로 퇴장했으나 박성훈은 윤은성의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그는 "마지막 장면은 굉장히 복잡한 감정과 많은 레이어가 있는 신이었다. 유년 시절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고 제대로 된 사랑을 줘보지도 못했던 해인이만 바라보던 친구가 결국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게 애처롭고 안쓰러웠다"며 "그런 게 조금이나마 시청자분들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었으나, 전체적인 드라마 끝맺음에 있어 죽는 게 필요했다고 본다. 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르게 되고 석방을 하면 또 두 사람 사이를 훼방 놓지 않을까 싶어 필요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눈물의 여왕 박성훈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성훈은 자신 역시 '눈물의 여왕' 백현우, 홍해인 커플의 이야기를 보며 애절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두 사람이 쭈쭈바를 먹는 장면, 16부 초반 아쿠아리움 장면 등 셀 수 없이 좋은 장면이 많았다. 제가 봐도 두 커플은 애절하기도 했다가 사랑스럽기도 했다"며 "특히 개인적으로 둘의 비주얼 합이 너무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김수현과 김지원의 호흡으로 이어졌다. 박성훈은 김수현에 대해 "워낙 재밌는 친구다. 저랑 똑같이 ISFJ로 성향이 잘 맞았고, 연기 호흡도 잘 맞아 특별한 디렉션 없이 저희가 준비해 온 그대로 하기도 했다"며 "한 대 때리는 장면이 있었다. 때리기 전 멱살을 잡고 주먹을 드는데 얼굴이 가까웠다. 속으로 '진짜 잘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또 눈빛이 너무 좋아 사람을 스며들게 하는 마력을 가진 친구라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김지원에 대해선 "전교 1등 스타일"이라며 칭찬을 이어가던 박성훈은 "시한부 역할을 위해 1년 가까이 식단을 했다더라. 노력한 만큼 너무 예쁘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다"고 흐뭇해했다. 이에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자 "저는 꼴 보기 싫다. 저만 나오면 욕한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눈물의 여왕 박성훈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더 글로리' 악역 전재준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구사하던 박성훈. 이번 '눈물의 여왕'에서도 백현우 홍해인 커플을 갈라놓는 방해꾼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박성훈이다.

드라마 성적도 성공적이었다. '눈물의 여왕'은 배우들의 호연과 함께 자체 최고 시청률 24%를 넘으며 tvN 역대 시청률 1위 '사랑의 불시착'을 가뿐히 제쳤다. 그는 "대본 자체가 흥미롭고 캐스팅도 잘 돼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거란 예상은 했는데, 감히 1위를 할 수 있을지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동시에 '더 글로리' 전재준 때보다 욕먹고 있음을 훨씬 실감한다는 박성훈이다. 그는 "DM을 다 확인할 수도 없을 만큼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육두문자도 있다. 하지만 전 전혀 불쾌하지 않다. 저희 작품을 그만큼 사랑하고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니 이런 피드백을 받는 것 아닐까 싶다"고 웃었다.

아직까지 그를 전재준으로 기억하는 이들의 관심도 즐기고 있다고. 박성훈은 "과거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을 할 때는 절 장고래로 기억해 주셨다. 그땐 제 얼굴과 이름을 잘 떠올려주시지 못했는데, 지금은 전재준 이름 세 글자만으로 저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들어준 거다. 전재준은 저에게 실용적이고 유용한 이름"이라며 "이번에도 저는 전재준으로도 불렸다. 제 이름이 재준인 줄 아는 사람이 있다. 이름을 잃어버렸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눈물의 여왕 박성훈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2022년 '더 글로리' 이후 '남남' '유괴의 날' '선산' '눈물의 여왕', 영화 '지옥만세' 등 쉼 없이 달려오고 있는 박성훈. 그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영화 '열대야'까지 아직 대중에게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 '눈물의 여왕'을 6개월 이상 겹쳐서 촬영을 했다. 낮에 대전에서 '오징어 게임'을 찍다가 정선으로 내려가 사망신 찍거나 그런 날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24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 '눈물의 여왕',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오징어 게임2'을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 만족도 최상"이라고 눈을 빛냈다.

그러면서 "하루종일 눈 떠있을 때는 연기 생각밖에 없다"며 "어떤 목표를 세워서 작은 것부터 이뤄가는 것을 좋아한다. 연극으로 시작해 매체, 스크린 등 하나씩 클리어하고 있는데 이걸 다 이루고 있는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하기도 했다.

박성훈은 "최근에 악역으로 많이 대중에게 각인이 됐으니까 당분간은 악역은 좀 주머니에 넣어놓고 선한 역할을 보여드리고 싶다. 기왕이면 코미디가 섞인 모습으로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다음에는 로맨틱 코미디를 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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