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폭행해 숨지게 한 男 “공부해서 더 좋은 여자 만날 것”

정아임 기자 2024. 5. 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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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에서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JTBC

경남 거제에서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이 주변인들에게 “이제 더 좋은 여자 만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JTBC에 따르면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된 A(20)씨는 전 여자친구가 사망한 사실을 알면서도, 지인들에게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더 공부 잘하고 더 좋은 대학 가서 더 좋은 여자를 만날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일 오전 8시쯤 전 여자친구 B(20)씨의 주거지인 경남 거제의 한 원룸에 무단 침입해 B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사건 후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B씨는 지난달 10일 고열과 함께 갑작스레 상태가 악화했고, 당일 오후 10시18분 숨졌다.

A씨는 B씨의 자취방에서 범행 후 피해자가 병원에 이송된 뒤에도 떠나지 않고 그 방에서 태연하게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친구 C씨는 “친구 집에 갔는데 가해자가 너무 편하게 자고 있었다”고 했다.

전 남자친구의 폭행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숨진 20대 여성./JTBC

A씨는 숨진 B씨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으로, 2학년 때부터 교제를 시작해 약 3년간 관계를 이어나갔다고 한다. A씨는 B씨의 대학교에 따라 진학했고, 아르바이트 장소에 찾아와 항상 지켜보는 등 사귀는 2년 내내 집착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숨진 다음 날 A씨를 긴급체포했으나 폭행과 사망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9시간 만에 풀려났다. 이에 A씨는 현재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두 사람 사이엔 2022년 12월부터 이번 사건까지 총 12건의 데이트 폭력 관련 신고가 있었다. 이 중에 A씨 폭행으로 B씨에게 스마트워치가 지급된 사건도 있었으며, 대부분의 신고는 B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 종결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지난달 1일 입원할 때 B씨는 경찰에 자필로 서면 진술을 하면서 처벌을 원한다고 했다. A씨는 B씨 사망 관련해선 병원 의료과실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 유족은 스토킹 등 추가 범행 진상을 밝혀달라며 지난달 16일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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