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중고생 4명 중 1명 '혼밥'한다… 행복지수 50점↓

연합뉴스.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50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2일 '2024 아동행복지수 생활시간조사'를 한 결과 100점 만점에 45.3점이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29일까지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1만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아동행복지수는 수면·공부·미디어·운동 등 4가지 생활영역에서 아동의 하루를 분석하고 권장 시간과 비교해 일상의 균형 정도를 산출했다.

올해 아동행복지수는 지난해(41.5점)보다 3.8점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져 직접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생 중 18.8%가 권장 시간보다 짧게 자는 '과소 수면' 상태였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8시 25분으로 초등학생은 9시간 이상 수면하지만, 중학생은 평균 7시간 51분, 고등학생은 평균 6시간 32분 잤다.

평균 취침 시간도 연령이 올라갈수록 늦어져 초등학생은 오후 10-11시 사이에, 중학생은 오후 11시 45분, 고등학생은 새벽 0시 44분쯤 잠자리에 들었다.

불면증을 겪는 학생도 13.1%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29.4%), '소음 등 환경적인 이유'(24.4%), '해야 할 일이 많아서'(17.1%), '내일 할 일 등 걱정이 많아서'(9.7%) 등의 이유로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고 했다.

또 초·중·고교생 65.1%는 학교 수업을 제외한 공부에 권장 수준을 넘겨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2016년 진행한 아동권리지표개발연구 등을 토대로 학교 수업을 제외한 하루 권장 공부 시간을 초등학교 저학년은 30분-1시간 미만, 초등학교 고학년은 30분-2시간 미만, 중학생은 1시간-2시간 30분 미만, 고등학생은 1시간 30분-3시간 미만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빼고 학원이나 학습지 등을 통해 공부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2시간 17분, 초등학교 고학년 2시간 47분, 중학생 3시간 12분, 고등학생 3시간 33분으로 모두 권장 시간을 넘겼다.

여가 시간에 친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보다 집에서 혼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본다는 응답자는 60.8%였다. 응답자들은 '친구들과 놀기보다 혼자 노는 게 더 재밌어서'(27.7%), '딱히 갈 곳이 없어서'(25.1%)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학교에 가는 날 저녁에 '혼밥'을 하는 학생은 23.3%로 집계됐다.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초등학교 저학년(14.5%), 초등학교 고학년(19.6%), 중학교(29.4%), 고등학교(32.1%) 순으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혼자 밥 먹는 비율이 늘어났다.

학년에 상관없이 네 명 중 세 명(75.4%)은 집에서 혼밥을 했다. 학교(7.8%), 학원이나 독서실(6.3%), 편의점(7.8%)이 뒤를 이었다.

재단 측은 보고서를 통해 "아동·청소년들의 줄어드는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공부 시간을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관련 전문기관을 설치해 아동·청소년의 24시간 균형 생활이 확보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